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호(號) 2기 체제가 본격화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취임 1주년인 14일 신임 사무총장을 비롯해 공석으로 남은 당직 인선을 단행하며 차기 총선 체제로 전환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같은 날 신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비박(비박근혜)계 원유철(경기 평택갑·4선), 김정훈(부산 남갑·3선) 의원을 각각 선출하며 총선 필승 진용을 꾸렸다.
◆與, 친박·비박 ‘절묘한 줄타기’…TK는 배제
새누리당 신임 원내 지도부와 김무성 체제 2기 당직 인선의 특징은 △친박(친박근혜)과 비박의 절묘한 줄타기 △중부권(수도권·충청권) 인사 전진배치 △여권 텃밭인 TK(대구·경북) 배제다.
당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합의 추대된 ‘원유철·김정훈’ 라인은 비박계이면서도 친박계와 관계가 원만한 인사다. 현재 권력인 김 대표가 ‘원·김’ 투톱 카드로 비박계 지도부 구축 등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한편, 비박계 반발을 최소화했다는 얘기다. 원 원내대표는 “당·정·청은 삼위일체이자 한 몸”이라며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 조속히 재개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무성 체제 2기 당직 개편은 ‘탕평’과 ‘비(非) 영남권 인사’ 중용에 초점을 맞췄다. 친박계와 비박계를 철저히 안배한 데다, 전원 중부권 인사들도 구성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김무성 체제 2기 당직 인선과 관련해 “첫 번째 기준은 내년 총선 승리, 두 번째 기준은 탕평 인사”라고 말했다.
‘유승민 파동’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TK에서조차 지지율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친위부대 논란이 불가피한 영남권 인사를 배치할 ‘실익’이 없었다는 얘기다. 수도권과 충청권 인사의 전진배치로, 총선 캐스팅보트인 중부권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실제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의 둘째 주 정례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32%, TK 지지율은 44%다. 같은 여론조사기관의 1년 전 결과와 비교하면, 전체 지지율은 11%포인트, TK는 15%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김무성號, 당 내홍 수습 딜레마…왜?
김 대표의 ‘중부권 인사 전진배치’ 승부수가 통할지 미지수다. 원 원내대표 등이 큰 선거를 치른 경험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복잡한 셈법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차기 공천 과정에서 ‘전략의 한계’를 노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김 대표의 승부수가 ‘미봉책’이라는 데 있다. 김 대표의 최대 과제는 단연 ‘당·청 갈등의 회복’이다. 김 대표가 이날 “후진적 정치를 바꾸고자 분열적인 계파 정치와 망국적인 지역주의는 청산할 때가 됐다”며 관계 회복에 찍었지만, 친박·비박 갈등은 당·청 관계는 물론 대야·대국민 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확장돼야만 수습할 수 있다.
20대 총선이 1년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여권 지도부가 당·청 관계 회복에만 머무를 경우 수도권 비박계를 중심으로 한 내부 반발은 물론, 민심이반을 막을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 대표의 로우키(low-key) 전략으로는 당 내홍 수습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여기에 야권이 19대 국회에서 대야 공세의 수위를 높일 경우 당장 추경안을 시작으로, 정부의 노동·금융·공공·교육의 4대 구조개혁이 올스톱될 수 있다. ‘김무성 책임론’이 여권 내부를 강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당직 개편 이후 김 대표의 첫 번째 시험대는 오는 16일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청와대 회동이 될 전망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김무성호 당직 인선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의 추가 하락을 막는 효과는 있지만, 대국민·대국회·대정당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인식 변화가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복병’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