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통한 회생이냐, 그렉시트냐…열쇠는 치프라스 손에

2015-07-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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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 치프라스에 유로존 정상들 분통

그리스 새 개혁안…'3차 구제금융' 통한 회생이냐 '그렉시트'냐 결정

EU 지도부 "그렉시트 시나리오 준비해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사진= 치프라스 총리 페이스북]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이제 공은 그리스로 넘어갔다. '하나 된 유럽'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은 7일(현지시간) 회의에서 우선 그리스와 협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는 그리스가 얼마나 성의있는 개혁안을 제시하느냐에 달렸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8일 오전 10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에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 자금을 지원받기 위한 그리스의 새로운 제안에 대해 연설했다. 앞서 치프라스 총리는 7일 정상회의에 문서로 된 개혁안 없이 빈손으로 참석했다가 유로존 정상들의 날 선 독설을 들었다. 그는 전날 원내 4개 야당 대표들과 회동해서 마련한 중기적 자금 지원을 위한 국가 전략을 소개하는 연설을 펼쳤다.
AP통신에 따르면 마르크 루테 네덜란드 총리는 정상회의 도중 “이번 정상회의가 매우 불쾌하다”며 “그리스가 제대로 된 협상안을 가져올지도 회의적”이라고 비난했다.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도 “오늘용 약속을 했다가 내일용 약속을 또 한다”며 “그리스 정부는 늘 ‘언젠가는 해결되겠지’라는 식”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리스 편을 들어준 회원국들의 인내심도 떨어져 가고 있는 만큼 개혁안이 미흡할 경우 채권단은 협상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메르켈 총리도 정상회의 후 “그리스의 채무 탕감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통화동맹 내 긴급구제는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유로존은 구체적인 그렉시트 시나리오를 준비해 놓고 있다”고 경고했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클레이즈, 씨티, BNP파리바, JP모건 등 세계 금융기관들 역시 “그리스에 유리한 제안은 유럽 국가들, 특히 독일에서 하원의 지지를 얻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렉시트가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12일 정상회의가 그리스 사태에 관한 마지막 회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가 새로 제출할 개혁안 내용에 따라 3차 구제금융 협상이 재개될지 아니면 그렉시트의 길로 들어설지 판가름날 전망이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이 입수한 그리스의 새 개혁안은 국민투표에서 거부된 채권단의 제안에서 바뀐 것이 거의 없다. 신문은 “그리스의 제안은 그리스 섬에 대한 부가가치세율 할인, 외식업의 부가세율(13%), 국방비 감축 규모(3억유로) 부분에서만 채권단 제안과 차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채권단은 앞서 외식업 부가세를 23%로 올리고 안보예산도 4억유로를 깎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마 피게티 파리경제대 교수,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등 경제학자 5명은 메르켈 총리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그리스에 힘을 실어줬다. 독일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이들은 서한에서 “그리스 정부는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대고 방아쇠를 당기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며 “이제는 최근 몇 년 사이 진행된 가혹한 긴축 프로그램을 재고하고 그리스의 부채 삭감에 동의할 때”라고 밝혔다.

집권여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대변인인 니코스 필리스 의원은 “그리스 정부는 반드시 채무탕감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위기를 해결해준다면 채무 재조정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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