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무서운 공주들

2015-07-0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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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로드리게스 맥로비 지음 | 노지양 옮김 | 클로이 그림 | 이봄 펴냄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 역사 속 공주들은 훌륭한 일을 성취하기도 하고 끔찍한 일을 저지르기도 했다.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멍청한 실수를 하고, 엉뚱한 사람을 사랑하고 너무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또는 사랑을 못 하기도 했다. 이 공주들은 거짓말을 하고 살인을 하고 섹스를 무기로 사용하고 권력을 위해 남장을 했다. 때로는 진흙탕 싸움, 혹은 피비린내 나는 싸움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지저분한 일도 자기 손으로 직접 처리했다.

이 여성들은 살아 숨 쉬는 진짜 인간이었으나 이들을 정의한 ‘공주’라는 단어와 그 안에 함축된 의미들은 그들의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덮어버렸다

공주로 산다는 건 여러 가지 로맨틱한 판타지가 펼쳐지는 일이다. 사고 싶은 건 뭐든지 살 수 있는 돈은 당연히 주어질 테고, 으리으리한 집에서 화려하게 생활하며, 보통 사람들에겐 없는 정당한 특권도 부여받는다. 돈 많고 잘생긴 왕자님은 그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요소다. 이런 판타지는 어릴 적부터 접해온 동화책들과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통해 더욱 확고해진다. 그런데 이 땅에 살았던 실제 공주들의 삶은 어떨까.

공주의 이야기는 “왕자님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날지 몰라도 실제 공주들의 인생은 그 후로도 계속 이어진다. 더군다나 왕자와의 결혼이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준 것도 아니었다. 왕실의 결혼은 사랑보다는 정략에 의해 이루어지는 일이 훨씬 많았으니까.

‘무서운 공주들’은 실제 공주들 중에서도 지나칠 정도로 비범한 인생을 살았던 동서고금의 공주들 서른 명을 다룬다. 수천 명을 학살했던 키예프의 올가, 나치의 스파이로 활동했던 스테파니 폰 호엔로헤, 피부 관리를 위해 생고기 마스크팩을 했다는 오스트리아의 엘리자베트까지 이 책에 등장하는 서른 명은 동화책에는 결코 나오지 않을 공주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동화책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무섭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484쪽 | 1만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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