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이 같은 경향은 북한 내부의 당(黨)·정(政)·군(軍) 간부들 사이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이날 "북한의 최고위층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으나 중간 간부급, 특히 해외에 나가 있는 중간 간부들은 동요와 이탈이 심각하다"며 "상당수가 동요하고 있고 일부는 국내로 들어와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북한 권력 상부층 가운데 자기 보신행태가 많이 늘어 책임자가 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다"며 "질책만 받을 수 있어 그런 것인데, 공포가 지배하고 있으나 분노가 공포를 이겨서 체제를 뒤바꿀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등 정부 당국에서는 이 같은 북한 간부 탈북 러시에 대해 공식적인 확인을 해주고 있지 않지만 이미 당국의 정보망에 상당수 정보들이 입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국정원은 지난 2월 국회 정보위원회에 김 제1비서가 "튀다 튀다 보위부까지 튄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북한 전문가는 이에 대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공포통치로 인해 북한 내부적으로 극도의 불만요소보다 공포감이 작용해 상대적 반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이런 반작용이 만약 현실화되면 우리가 이른바 말하는 북한 내부의 급변사태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 추이를 통한 북한 내부 사정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북한 간부급 10여 명이 망명했다는 소식도 지난 2013년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에서는 순차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으로 접근성이 용이한 해외근무 간부들이 실질적으로 반작용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해외에 근무하고 있는 북한 간부 200여 명은 귀국명령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김씨 일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 출신이나 군의 고위급 장성 등 북한 내부에서도 엘리트 지배계층에 해당하는 인물들이 탈북과 망명의 당사자로 자주 지목된다는 점이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5월 13일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의 총살 첩보를 공개하면서 김정은 집권 이후 처형 간부는 2012년 3명, 2013년 30여명, 2014년 31명, 올해 현재까지 8명 등 총 70여명이라고 밝혔다.
당시 국정원은 '북한 내부 특이동향' 자료를 통해 "김정은의 핵심 간부에 대한 불신감이 심화되면서 절차를 무시한 채 숙청하는 등 공포통치의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간부들 사이에서도 내심 김정은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