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 출판사인 고단샤(講談社)가 발행하는 주간지 '슈칸겐다이(週刊現代)' 최신호에는 '아베 총리의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 전제) 발언을 전부 적다'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에는 '가상의 적국은 중국' 이라는 외교적으로 민감한 발언들도 포함돼 있다. 홍콩 봉황망(鳳凰網),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 등도 29일 슈칸겐다이를 인용해 상세히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 1일 밤 도쿄의 한 중식당에서 총리관저 출입기자단과 친목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레드와인을 모두 비우고 "안보법제 개편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상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슈칸겐다이는 "아베 총리가 중국을 일본 자위대와 미국의 '가상 적국'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언론 앞에서 자신은 확실히 중국과의 전쟁도 궁리(謀劃)하고 있음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달 16일 아베 총리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두고 미국 의회에서 관련 법안 통과가 지지부진한 상황을 보이자 미국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한탄하기도 했다. 그는 "참으로, 미국은 뭐 하고 있는 거야, 오바마는 뭐 하고 있는 거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의 이 같은 발언들이 알려지자 중국 정부는 발끈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일본은 진지하고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국내적으로 긴장을 조성하고 대항을 부추기는 언행은 세계 평화 발전의 흐름에 위배되는 것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칸겐다이는 "이런 발언이 외국 언론에 보도되면 외교 문제가 될 것이지만 아베 총리는 일본의 큰 매체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뛰어나 '비공개 발언'이 보도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