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인맥지도가 바뀐다] 미주리의 강세…해외파 ‘춘추전국시대’

2015-06-2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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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학파보다 다양한 엘리트로 포진…맨체스터대 신흥 강호

국장급 위스콘신 출신 2명 뿐…미주리대 6명으로 최다

[사진=미술팀]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1960년대 출신들은 ‘해외파’가 유독 많다. 80학번 당시에는 ‘유학을 가지 않으면 출세하기 어렵다’는 사회인식이 확산되면서 저마다 해외 유명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기획재정부 출신 엘리트들 역시 해외에서 석·박사 학위를 소지한 이들이 대다수다. 오히려 국내파 인물들을 손에 꼽을 정도로 해외파는 실세로 군림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파는 당연 위스콘신대와 미주리대가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두 대학 출신은 이미 정치, 관가, 재계에 넓게 포진하며 동문도 상당수에 이른다. 그만큼 이들의 존재감을 한국경제의 축을 이루는 ‘씽크탱크’로 주목 받고 있다.

◆떠오르는 ‘서강학파’ 미주리대의 부활

행시 30회 초반 기수들의 학력을 보면 상당히 넓게 포진 돼 있다. 이는 20회 기수들이 위스콘신과 미주리학파로 분류되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그래도 인맥지도를 폭넓게 확대하면 새로운 강자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관가를 장악한 해외파는 위스콘신학파다. 현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백운찬 전 관세청장(행시 24회), 최종구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25회) 등이 같은 대학원 출신이다.

위스콘신대 대학원 출신은 한때 기재부 핵심 멤버로 부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국장급 이상 30회 기수에서는 위스콘신학파 출신이 적다. 국장급 중 이원식 국고국장(31회)과 구윤철 사회예산심의관(32회)이 유일한 위스콘신 출신이다.

반면 지난 2000년 초반 ‘서강학파’로 두각을 보였던 미주리학파가 다시 실세의 반열에 올랐다. 최근까지 조세정책관을 역임한 최영록 새누리당 기재위 수석전문위원(30회)을 비롯해 조용만 재정관리국장(30회), 한명진 조세정책관(31회), 최재영 재정기획국장(31회), 차영환 성장전략정책관(32회), 강승준 상하이총영사관 재경관(35회) 등이 모두 미주리학파의 맥을 잇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주리대학원 출신들은 대부분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며 “이들 미주리학파가 향후 기재부 내부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로운 견제 세력 ‘맨체스터학파’를 주목하라

어떤 조직이든 독주는 없다. 기재부 내부에서도 미주리학파는 정통 강호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심한 견제를 받았다. 위스콘신학파는 미주리학파의 대항마로 여겨졌다.

하지만 행시 30회 기수에서는 다양한 학력의 소유자로 사실상 ‘학파’라는 개념을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래도 엘리트 코스에는 분명한 학파가 존재한다.

최근에는 미주리학파의 신흥 견제 세력으로 영국 맨체스터대학원 출신이 눈에 띈다. 현재 국장급 중 미주리에 이어 가장 뜨거운 감자로 분류되고 있다.

박춘섭 예산총괄심의관(31회), 김윤경 국제금융심의관(33회), 진승호 대외경제협력관(33회) 등이 맨체스터대학원 출신이다. 관가에서는 박희재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단 단장(1961년)이 동문이다.

금융 등 경제쪽으로 눈을 돌리면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이 맨체스터대학원을 나왔다.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김춘선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초빙교수(전 인천항만공사 사장), 민경진 산업은행 글로벌사업부문 부행장(1960년)도 한국경제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인물들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가는 아직 미주리학파를 중심으로 고위급이 형성돼 있지만 금융쪽에서는 맨체스터대학원 출신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며 “향후 1960년대 출신들은 조지아대, 뉴욕주립대 등 신흥 학파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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