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같은 경우는 잘록한 허리라인과 건강한 허벅지, 남성들은 쫙 벌어진 어깨에 잔근육까지 새롭게 불어오는 몸짱 열풍은 과거와 달리 더욱 디테일 해졌다. 때문에 스쿼트, 레그레이즈 등 몸매를 부분적으로 관리해주는 피트니스 운동법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군 부대의 장병들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매일 저녁 자율활동 시간에 실내 헬스장에 가보면 몸짱이 되기 위한 장병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병들의 열정에 비하면 우리 군의 실내체력단련 시설은 매우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시설도 시설이지만 운동을 하고 싶어 하는 장병들의 수에 비하면 기구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61사단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다. 군 입대 전부터 운동을 즐겨했던 61사단의 한 장병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입대 이후 운동을 해보려고 해도 기구와 장소가 너무 제한적이었어요. 행여나 비라도 내리면 그날은 체력단련 쉬는 날이 되어버리죠” 공건영 상병(22)
하지만 최근 61사단 주둔지에 새로운 무언가(?)가 생겼다고 한다. 멀리서 본 겉모습은 꼭 실내에 있는 헬스장이 야외로 옮겨온 모습이다. 천장은 지붕으로 덮여있고, 여러 가지 헬스기구들이 서로 합쳐져 있다.
지붕이 있으니 비가 오나 눈이오나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신개념 전천후 피트니스 센터(이하 피트니스 센터)’이다. 가까이서 보니 종류가 다양하고, 신체의 각 부위별 발달에 맞는 운동장비가 구비되어있다.
그렇다면 피트니스 센터는 어떻게 이 부대에 들여오게 되었을까?
평소 61사단장(준장 이병렬)은 열악한 장비와 시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멘 땅이든 젖은 땅이든 체력증진을 위해 열심히 뛰는 장병들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 가운데 장병들의 사기와 복지에 많은 관심을 보여 왔던 ㈜오리온햄프로 헬스장비 업체와 협약을 맺게 되었고, 업체의 후원으로 지난 5일 전천후 피트니스 센터가 61사단에 설치되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피트니스 센터가 들어오면서 부대에는 달라진 풍경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장병들이 체력단련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달리기를 하고, 팔굽혀 펴기, 윗몸일으키기 몇 개씩만 하면 그날의 체력단련은 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본인이 부족한 근육 부위에 따라 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는 61사단 예하의 179연대 2대대장(소령 김인범)의 ‘체력증진 프로그램'이 한몫했다. ‘체력증진 프로그램’은 총 16종 기구를 활용해 원하는 부위를 발달시킬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이제 장병들은 그 프로그램 순서에 맞게 꾸준히 운동만 하면 결과를 통해 자신을 증명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체력단련 기구와 프로그램이 있어도 본인의 의지와 열정이 없다면 결과는 보장할 수 없다.
그래서 부대는 불어오는 달달한 PX의 향기에 의지가 쉽게 흔들리는 장병들의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체력왕 컨테스트’도 만들었다. 앞서 말한 프로그램을 적용한 장병들은 앞으로 약 3개월 뒤에 체력 경연대회에 출전하여 체력왕 선발을 겨룰 수 있다.
물론, ‘체력왕’이 아니더라도 최초 시작할 때 체력, 몸무게, 체질량지수, 근육량 등을 체크한 후, 3개월 뒤에 재 측정했을 때 가장 많은 편차를 보이는 장병에게는 ‘노력왕’을 수여 할 계획이다.
최근 개그 프로그램에서 화제를 모았던 ‘헬스보이’코너의 출연자처럼 약 3개월 뒤에는 모두들 깜짝 놀랄 ‘몸짱’이 되어 있길 기대해 본다.
피트니스 센터가 부대에 설치되고 난 뒤 달라진 모습은 이 뿐만이 아니다. 여기서 운동을 하는 장병들은 대부분 삼삼오오로 모이거나 분대별로 순환식으로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그들의 모습 중 어느 누구하나 어두운 표정을 찾기란 쉽지 않다.
여기서 61사단장을 비롯한 부대의 지휘관들이 원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남자들은 같이 몸을 부대끼고, 땀 흘리며 열정적인 서로의 표정을 보다보면 동질감을 느끼게 됨으로써 우리는 ‘동료’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작년부터 ‘병영문화에 혁신이 필요하다.’ ‘우리 군의 문제는 의사소통의 부재다.’ 해서 이것저것 혁신안들이 많이 나왔고 각급 부대에서는 실천 계획들을 많이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 혁신안의 배경과 기본 전제조건은 ‘우리는 생사를 함께 할 동료’라는 의식이 깔려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동료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유격과 혹한기 훈련과 같은 대규모 훈련에서 같이 고생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병영생활에서 찾자면 체력단련 시간의 몸을 부대끼는 ‘운동’만이 유일하다.
해안소초나 전방 GP/GOP같은 경계부대는 운동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 연병장이라고 불리기엔 부끄러울 만큼의 공간이 있긴 하지만 그나마 족구라도 할라치면 공 주우러 가는 게 운동시간의 절반이 넘는다.
이러한 해안소초나 전방 GP/GOP에 신개념의 피트니스 센터가 생긴다면? 상상만 해도 장병들이 좋아 할 모습이 눈에 선하다. 20대 초반의 혈기왕성한 청년들의 욕구를 해소하는 데에는 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 가끔 그것을 음성적으로 풀려다보니 사고가 발생하고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다.
신개념 피트니스센터, 그리 큰 넓이를 차지하지 않는다. 15평 남짓의 평평한 땅만 있으면 어느 곳이나 설치가 가능하다. 15평 남짓 땅에서 우리는 전투력의 근간인 체력을 증진시키는 것 외에도 전우애 함양을 통해 선진병영문화 구현을 선도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