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전화 진찰' 허용에 의료계 반발

2015-06-1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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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폐쇄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이 텅 비어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보건복지부가 삼성서울병원 폐쇄 기간 동안 이 병원 재진 외래 환자들이 담당의사와 전화로 진찰과 처방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삼성서울병원 원격의료 허용은 원칙을 저버린 조치"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19일 복지부에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삼성서울병원 기존 환자의 외래 진료(재진)에 한해 담당의사와의 전화 진찰과 처방전의 약국 팩스 발송이 허용됐다.

삼성서울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15일부터 외래환자 진료를 중단함에 따라 기존 외래환자가 겪을 수 있는 불편을 해소한다는 취지로, 병원 측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 친족이 다른 병원에서 들린 경우 이 병원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해당 환자의 진료 기록을 확인한 후 동일 의약품을 처방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현행 의료법은 환자의 거동이 불편한 경우 등에 한해 친족이 대신 병원을 방문해 대리진찰과 대리처방을 받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의료진간 원격협진도 가능하다.

그러나 환자와 의료인간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내용의 의료법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복지부는 "이번 조치는 의료법 제59조제1항에 따라 복지부 장관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 대해 내릴 수 있는 지도와 명령에 근거해 실시한 것"이라며 "삼성서울병원의 외래 진료 중단 해제 때까지 일시적으로 허용한 것으로 외래 진료가 재개되면 철회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번 메르스 사태로 외래 진료를 중단한 병원에 전화 진찰을 허용한 것은 처음이다.

복지부 앞서 국립중앙의료원을 메르스 전담 병원으로 지정하면서 기존 환자는 다른 의료기관에서 의료인간 원격협진을 통해 진료받을 수 있게 했다.

의사협회는 다른 방법이 있는데도 원격의료를 허용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경증 재진 환자는 지역 병·의원을 통해 대면진료를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이런 환자는 현재 의료법에서도 가능한 의사간 원격의료로도 충분히 환자의 처방전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협은 "한시적이라곤 하지만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원격의료 허용 방침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
메르스 확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삼성서울병원이 원격의료 도입을 요청한 것이나, 이를 허용한 복지부 모두 국민 상식에 벗어나 있다"고 꼬집었다.

의협은 "아무리 비상시국이라도 기본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즉각 삼성서울병원의 원격의료 허용 지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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