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우리도 때때로 블랙컨슈머가 될 수 있습니다. 나를 비롯해 자녀도 고객과 접촉하는 근로자 일 수 있고, 우리 모두 감정 노동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한다면 스마트 소비자 시대의 명암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블랙컨슈머 정당 권리와 악성 불평 행동의 거리'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성신여대 허경옥 교수(생활문화소비자학과)는 지난 2006년 겨울 개봉한 백윤식 주연의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는 영화를 예로 들었다.
허 교수는 "블랙컨슈머는 국내 소비자의 0.1~0.2% 수준에 불과하지만 의도적으로 제품을 구매 사용 한 후 과다 보상을 요구하는 등 교묘하고 다양한 수법을 개발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단순한 몇몇 소비자의 문제가 아닌 사업자와 정부, 언론 등의 잘못된 행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특히 △허위 과장 광고로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치를 상승시키는 '사업자' △불분명한 이물질 신고 지침과 이물질 발견 때 교환 및 환불로 명시된 식품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의 미흡한 보상 규정 등 법과 규정이 미비한 '정부' △최근 경제상황 악화로 인한 스트레스 전이 등 사회적 문제 △각종 고발 프로그램을 통한 불안을 조장하는 언론의 보도 형태가 가장 문제라고 꼬집었다.
허 교수는 또 정보통신의 발달이 악성적 구전 활동을 증가시키고 소비자 간 다양한 사례 공유를 통해 보상에 대한 성공체험 학습효과 등으로 잘못 이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허 교수는 악성 민원 대응 현황과 블랙리스크 관리 등에 대해 "일부 소비자의 특정 행동만 문제 삼아야 하며 기업·정부·언론 등이 모두 왜 블랙컨슈머가 발생했는지를 이해하고 상호 존중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