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40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서울 강남에 있는 병원에서 난동을 무리고 무단으로 귀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5일 보건당국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외래를 방문한 적이 있는 A(42)씨가 12일 강남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메르스 증상을 호소했다.
발열, 기침 등을 호소하던 A씨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병원 밖에서 문진과 선별 진료를 하자 “진료 거부”라고 주장하면서 불만을 토했다.
의료진은 그를 설득해 병원 외부 음압격리실로 안내하고 검사한 후 대기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A씨는 마스크를 집어 던지며 “내가 메르스에 걸렸다면 다 퍼뜨리고 다니겠다”며 난동을 부렸다.
결국 A씨는 오후 6시쯤 걸쇠를 부수고 무단으로 음압격리실을 벗어나 택시를 타고 집에 갔다. A씨는 그날 저녁 메르스 1차 양성 판정이 나왔다.
병원 측은 A씨에게 전화해 복귀를 요청하는 한편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13일 서울의료원에 입원한 A씨는 이날 국내 114번째 메르스 확진자로 판정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마스크를 벗은 A씨와 접촉한 의료진 3명을 자가 격리했다.
의료진 격리 직후 이뤄진 검사에서 메르스 음성으로 나타났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격리 조치했다고 병원은 설명했다.
김형중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은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A씨가 병원으로 진입하지 않았고, 보건당국의 현장 역학조사에서도 병원 노출이 없다고 판정받았지만 접촉 의료진에게 엄격한 자택 격리를 하고 있다”면서 “메르스 감시와 격리, 감염 예방 활동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