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인비가 지난해 LPGA챔피언십에서 메이저대회 5승을 올린 후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USA투데이 홈페이지]
박인비(KB금융그룹)가 15일 끝난 미국LPGA투어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각종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무엇보다 메이저대회에서 이룩한 그의 업적이 돋보인다.
박인비가 다음에 세워야 할 기록은 무엇일까.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 대회 우승이다.
박인비는 2008년 US여자오픈부터 이번 대회까지 메이저대회에서 6승을 거뒀다. 메이저대회 5개 가운데 3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가 정복하지 못한 메이저대회는 브리티시여자오픈과 에비앙챔피언십이다. 그는 2012년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우승했으나 당시는 메이저대회가 아니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생애에 걸쳐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일’로 정의된다. 몇 년전까지는 메이저대회가 4개였다. 따라서 평생동안 4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것으로 인정했다.
문제는 여자골프 제5의 메이저대회가 2013년 생긴 데서 불거졌다. ‘종전대로 4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된다’는 축과 ‘메이저대회가 5개로 늘었으니 당연히 그 모두를 정복해야 커리어 그랜드슬래머가 된다’는 축으로 의견이 나뉜 것이다.
박인비가 오는 7월말 열리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할 경우 이에 대한 논란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2013년에도 박인비가 메이저대회 첫 세 대회를 석권하자 이 논쟁에 불이 붙을 조짐을 보였으나 그가 브리티시여자오픈과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을 못하자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물론 박인비가 올해 남은 두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할 경우 의심할 나위없는 커리어 그랜드슬래머가 된다.
박인비에게 또하나의 ‘옥에 티’는 국내 대회 우승이 없다는 점이다. 박인비는 2006년 프로가 된 후 주로 미국과 일본에서 활약해왔다. 그는 미국LPGA투어에서 15승, 일본LPGA투어에서 4승,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1승 등 프로통산 20승을 거뒀으나 KLPGA투어에서는 우승 맛을 보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KLPGA투어에 세 차례 초청선수로 출전했지만 2∼4위를 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의 기량으로 볼 때 KLPGA투어 대회 우승은 시간문제라고 할 수도 있으나, 시즌 도중 귀국해 원포인트로 대회에 나갈 경우 우승을 장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