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박선미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전격 인하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부정적 영향을 미리 완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세 지속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 노력을 통한 성장 잠재력 확충이 필요하다"며 "금통위원들은 금리인하가 가계부채 확대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관련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기준금리 인하가 유동성에 의존하는 단기적인 처방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이번 금리 인하로 인해 가계부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이번 금리 인하는 거시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생겼기 때문에 이것이 더 심화되지 않도록 먼저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구조개혁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 추가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에 어떻게 대응?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인해 우려가 커진 가계부채 리스크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금리 인하가 수출에 어느 정도 도움?
일단 금리를 낮추면 수출에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이 부진한 배경에는 환율 문제도 있지만 세계 경제 회복세 지연, 중국 성장세 둔화 등 구조적인 요인이 크다. 금리 인하가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 금리 인하가 원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환율이 미치는 변수가 워낙 많다. 원화 가치 영향을 예단하기 어렵다.
▲ 미국이 연내 금리를 인상해도 국내 경제 여건에 따라 통화 완화을 계속할 여력 있나?
최근 채권 금리가 소폭 상승했는데 이는 통화 정책 기대가 선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이 연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아진 게 사실이다. 그래서 시장에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향후 금리 정책은 앞으로의 상황에 달려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도 따라 올릴 필요 없다는 발언은 유출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우리나라의 기초 경제 여건이 괜찮고 외환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에 이러한 점은 기타 신흥국과 차별화돼 있다는 취지였다. 금리 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 거시경제 흐름과 국제 금융시장 가격 변수 등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운용하겠다.
▲ 메르스가 한국 경제에 미친 피해가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있나?
메르스에 따른 피해는 앞으로 확산 정도와 기간에 따라 달라 질 것이다. 명확한 답변을 드릴 수 없고 그런 상황 주시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종에서 타격이 가장 클 것이다.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서비스업에서의 소비 위축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엔저 추가 진행이 어렵다는 일본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이 우리 수출에 도움이 되나?
구로다 총재의 발언이 엔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같은 발언이 국내 기업의 수출과 원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 중에 있다. 원화 가치에 실제 영향을 줄 정도인지 지켜봐야 한다.
▲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가까워 지고 있는데 해외 투자 활성화 정책 추진 맞나?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자본 유출 가능성 높아진다는 것은 원론적인 의미다. 신흥국별로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의 경우 거시경제 여건, 외환 건전성이 다른 국가들과 차별화된 요인이다. 다만 자금 흐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 소통을 중시하고 있는데 금리 인하 소통이 잘 됐다고 보는가?
4~5월 우리 국내 경제는 내수 회복 조짐 보이고 있지만 수출이 부진하다. 앞으로 통화 정책을 상하방 리스크가 어떻게 경제에 영향을 줄지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그때그때 데이터를 주시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대내외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 내에서는 모든 지표를 감안해가며 그때그때 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그러한 상하방 리스크에 따른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한 결정이다. 통화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 25bp보다 더 작은 인하 주장 없었나?
더 낮은 폭 주장은 없었다.
▲ 경제성장률, 물가 전망은 하향 조정하나?
수출이 생각보다 부진하고 회복세 있던 소비의 지속 기간이 불분명하지만 부정적 영향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지켜봐야 한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 다음 달 발표하겠다.
▲ 데이터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온 것이 사실인데 6월 갑자기 후퇴하게 된 이유는?
나름대로 앞으로 정책을 운용함에 있어서 상하방 리스크 움직임과 영향을 감안해서 운용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일부 개선되는 지표와 정보를 갖고 질문하신 것 같다. 5월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 세계 경기 회복 지연, 중국 성장 둔화 등 구조적인 요인이 있기 때문에 말씀드린 것이다. 수출이 예상보다 감소폭이 큰 것은 사실이다. 5월까지만 해도 수출은 부진해도 내수는 괜찮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소비 회복세에 기인한 것이고 GNI보면 소비 여건이 개선된 것이 사실이다. 짧은 시간에 소비가 부정적 요인 받는 것이 분명해졌고, 2주간 모니터링 통해 소비가 크게 꺾일 우려가 있었다. 부정적 영향 완화하기 위해서 빨리 움직이자고 판단했다.
▲ 경제 상황에 따라 가계부채에 상관없이 금리 조정할 수 있는 것인가?
가계부채 문제는 거시경제 리스크, 금융 안정 리스크를 같이 보고 있다. 그 사이 경기 여건이 거시경제 리스크에 먼저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제는 가계부채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총량을 관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책 마련될 필요 있다.
▲ 지난해 하반기 가계부채에 따른 소비 제약 가능성 말했는데 메르스와 비교해 어떤 것이 더 큰가?
가계부채가 크게 늘면 상환 부담 증가에 따라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되는 것은 사실이다. 가계부채 문제는 최근 불거진 문제가 아니라 오랜 기간 쌓여온 문제다. 메르스는 최근 불거진 문제다. 이에 따른 소비 위축은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당장 소비 제약 요인이 되고 가계부채는 장기적으로 내재된 것이기 때문에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단기적으로 메르스 요인이 크다.
▲ 금융중개지원제도 확충 계획은 있나?
지난번에 금융중개지원제도를 큰 폭으로 확대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금융중개지원제도 통해 어려운 부분에 지원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 통해 경기 타격 업종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를 조금 더 파악해서 필요할 경우 바로 조치 취하겠다.
▲ 추경 등 정부 재정정책을 동반해야 하나?
추경 편성 여부는 전적으로 정부가 판단할 사항이다. 통화정책은 금통위가 판단하고 추경은 정부가 여러 가지 상황 봐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라고 본다. 추가적인 언급은 하지 않겠다.
▲ 경제 주체 심리 회복이 개선됐다고 지난달에 말했는데 한 달 만에 전망이 달라졌다. 신뢰성에 문제 있지 않나?
시장 금리는 기대감이 미리 선반영된다. 하루 만에 금리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 메르스 사태가 단기적으로 끝난다고 했을 때 GDP 하락폭은?
계산하는 방식은 많다. 어느 한 연구 보고서를 크게 주목하지 않는다. 그런 식의 단순 가정에 의한 가정은 전망이라고 볼 수 없다. 메르스가 어떤 영향을 줄지 파악하고 있다. 과거 사스 사례 등을 면밀히 보고 있다. 조기에 진정되냐 안 되냐가 더 중요하다. 숫자로 얘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 GDP갭 표현이 없어졌는데?
그 지표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달에 다른 지표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 금리 인하 선제적 대응? 경제 지표를 누적시켜서 후행적인 대응인가?
이번에 내릴 때 메르스만 갖고 판단한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경제 흐름이 수출은 부진하고 내수 회복은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내수가 괜찮아서 전체적인 성장 경로에 큰 변화 없을 것으로 생각해왔다. 물론 메르스 변수가 어떻게 진전될지 불확실하지만 소비에 상당한 영향 준 것이 사실이다. 심리가 위축되다 보니 과다할 정도 소비 자제가 일어나고 있다. 장기화되거나 심화되면 곤란하겠다고 생각했다. 하방 리스크가 커진 이상 금리로 대응하는 것이 심리 악화와 소비 위축 등을 완화하는데 도움될 것으로 생각.
▲ 청와대가 선제적 조치를 취하라고 한 발언과 연관성 있어 보이는데, 한은 독립성 강화하기 위해서 어떻게 했나?
독립성 제고를 위한 법안 발의는 금통위원 수 확대하는 법안이 제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 기본적으로 통화정책 독립성이라고 하는 것은 금통위가 국가 경제를 위해 중립적인 위치에서 판단하는 관행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협조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 언론 등 그런 여건을 조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독립성은 금통위 몫이고 여기에는 도움이 필요하다.
▲ 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나면, 주택시장 버블 우려가 있는데?
시각에 따라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 있을 수 있다. 가계부채 버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통화정책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 그런 우려가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늘 염두해두고 있다.
▲ 다음 달 수정 경제 전망 발표할 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은 높아진 것인가?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말씀드렸다. 한 달 사이 또 다른 요인이 발생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 전개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보면 4월 달에 전망한 숫자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 가계부채 문제에 거시적인 조치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는데 부동산 규제 완화를 조정해야 하나?
가계부채 문제는 총량 기준으로 보면 어느 정도 신경을 쓸 때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계부채 금융 시스템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늘어나는 속도로 보면 부채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관계 기관과 협의를 통해 대책을 모색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