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판타지아’는 영화감독 태훈(임형국)이 영화를 찍기 위해 일본의 지방 소도시 고조시를 방문, 마을 사람들의 추억을 살피는 모습을 담은 1부와 여행객 혜정(김새벽)과 그의 가이드를 자처한 마을 청년 유스케(이와세 료)의 모습을 담은 2부로 구성돼 있다.
극 중 조감독 미정과 여행객 혜정 등, 1인 2역을 소화한 김새벽은 고조시 마을 사람들의 인터뷰와 유스케에게 감을 선물 받고 기분이 좋아진 혜정의 모습을 각각 1부와 2부의 명장면으로 꼽았다.
“1부에서 주리카페에서 인터뷰한 모습이 나오잖아요. 저는 그 인터뷰 장면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실제 주리 카페의 단골손님이신데요. 아무렇지 않은 말투나 독특한 호흡이 재밌었던 것 같아요. 그건 연기로 하려고 해도 못 할 걸요(웃음). 그게 연기라면 아마 송강호 선배님 급의 호흡 아닐까요.”
“1부의 인터뷰 장면은 등장인물들의 공기가 그대로 다 담겨있어요. 사는 것, 일하는 것. 그런 모습들이 고스란히요. 그래서 1부 인터뷰 장면은 다 좋더라고요.”
김새벽은 연기로도 다 채울 수 없는 실제 마을 사람들의 호흡, 공기에 대해 감탄했다. 그렇다면 2부에서 그가 가 가장 사랑한 장면은 무엇일까.
“때마다 바뀌는데 지금 딱 떠오르는 장면은 유스케가 직접 재배했다는 감을 선물 받는 장면이에요. 유스케가 감을 두 개를 주니, 하나만 받겠다고 하고 그를 보내죠. 혜정이 감을 물끄러미 보다가 멀리 길을 걸어가는 뒷모습이 나오는데, 실제 촬영하다가 기분이 좋아져서 걸음이 빨라지는 거예요. 그런데 감독님이 바로 눈치 채시더라고요. 줄곧 ‘새벽 씨라면 어떨 것 같아요?’라고 물어보시곤 했는데 그런 세세한 감정까지 바로 캐치하시는 것 같아요.”
실제에 가장 가까운, 그와 동시에 아름다운 ‘판타지아’를 머금은 장면들은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에서 확인할 수 있다. 11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