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10일 국회에서 열린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마지막 날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증인 및 참고인들은 기존에 나왔던 해명을 반복하거나 ‘모르는 일’이라는 답변을 이어갔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도 황 후보자의 전관예우 및 병역면제 의혹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지만,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의혹에 대한 검증은 별다른 진전 없이 ‘알맹이 없는 공세’에 그쳤다. 여야는 청문보고서 채택을 둘러싸고 엇갈린 입장이어서 임명동의안 처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황 후보자의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해 당시 군의관 손광수 씨는 이날 청문회에서 자신은 정밀검사를 담당하지 않았으며 절차에 따라 판단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황 후보자의 자문 내역 등과 관련, 황 후보자가 소속됐던 법무법인 태평양의 대표였던 강용현 변호사는 “1년에 수임 사건이 수천 건”이라며 “대표가 다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천신일 전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사면에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황 후보자의 변호사 시절 수임 내역 중 19건의 일부 내역이 삭제됐던 데 대해서는 ‘의뢰인 보호’를 강조했다.
이날 출석한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역시 “변호사가 수임한 뒤 업무상 비밀을 누설하면 형사처벌까지 (받게) 된다”며 법조윤리위원회가 황 후보자의 수임 관련 자료 제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에 힘을 보탰다.
이처럼 이날 출석한 대다수 증인 및 참고인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거나 황 후보자 관련 입장을 옹호했다. 의혹 제기를 이어가던 야당 의원들도 새로운 정황이나 물증 등을 추가로 제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출석한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은 황 후보자에 대해 ‘총리 부적격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 전 의원은 의원들이 ‘황 후보자가 부정부패 및 적폐해소에 적합한 총리인가’라고 묻자 “전혀 적합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김영삼 정부 시절 안기부(현 국정원)가 불법 도청을 통해 삼성그룹이 검사들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폭로한 ‘삼성 X파일 사건’에 대해서도 “공정한 법 집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 후보자와 갈등을 빚던 중 혼외자 의혹으로 사퇴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 일부 핵심 참고인이 출석하지 않는 등 검증의 칼날은 무뎌졌다.
3일 동안의 총리 인사청문회가 끝났지만 청문특위 경과보고서 채택 등을 둘러싸고 여야의 입장이 엇갈려 임명동의안 처리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실정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청문회에서 새롭게 드러난 의혹이 없었다며 청문보고서를 채택해 이번 주에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데다 부실한 자료 제출 등을 이유로 황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단을 내리고 임명동의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여야 공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