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9일 열린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이틀째 인사청문회에서는 황 후보자의 도덕성과 총리로서의 자질·능력 등에 대한 지적이 부각됐다. 또 오전 질의 정회 후 오후 2시 속개하려 했으나 야당이 ‘자료 제출 부실’ 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청문회가 지연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황 후보자 장남의 군 복무 특혜 및 공무원 겸직 규정 위반을 비롯해 각종 의혹을 추궁하며 황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정조준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신상 검증 대신 정책 질의에 집중하며 황 후보자 지키기에 나서면서 이틀째 맥빠진 청문회가 이어졌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전날 제기했던 황 후보자 장남의 군 복무 특혜 의혹과 관련, 상세 내용을 들고 나왔다. 김 의원은 “장남의 대구지역 군 복무기간과 황 후보자의 대구고검장 근무 기간이 겹친다”고 말하며 당시 장남의 부대 사령관과 황 후보자가 같은 모임에서 활동했다는 정황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전혀 부끄러움이 없다”며 “아들의 자대 배치는 훈련소에서 한 것이고, 제가 대구고검을 언제 떠날지 모르는데 혜택을 주려고 아들을 보냈겠나”라고 해명했다.
같은 당 은수미 의원은 황 후보자가 지난 2001년 기독교계열 재단법인 아가페의 이사로 취임한 뒤 겸직허가를 받았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은 의원은 “한 차례 허가를 받았지만, 기간은 3년이었고 이후로는 허가받은 기록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황 후보자가 “필요한 절차를 밟았다”고 답하자 은 의원은 “그렇게 답하면 위증”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은 의원이 최근 자료가 없는 이유를 거듭 질의했으나 황 후보자는 자료 보존 기간이 지났다고 반박했다.
특히 ‘부산 여자가 드세다’는 황 후보자의 과거 발언도 여성 비하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질타를 받았다. 또 경제정책 역량과 관련해 ‘경제가 어려워 국민은 경제총리를 바랐지만, 공안검사 출신이라서 우려가 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변호사 시절 수임 내역 및 전관예우 의혹은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 우원식 새정치연합 의원은 청호나이스 그룹 정휘동 회장의 횡령 사건을 황 후보자가 속했던 태평양이 수임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아무리 봐도 재판관이 황 후보자 친구라서로 보는 게 합리적 의심”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도 황 후보자 측의 수임사건 관련 선임계 제출 여부를 내세워 ‘탈세 의혹’을 거듭 추궁했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청년실업 대책 △국회법 개정안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상황에 대한 견해 등 현안 및 정책에 대한 황 후보자의 견해 듣기에 집중했다.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청호나이스 횡령 사건과 관련해 황 후보자에게 해명성 질의를 던지며 해명의 기회를 주기도 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야당이 ‘자료 제출 부실’ 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청문회가 지연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