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사흘간의 인사청문회가 시작됐다. 인사청문회 첫날인 8일 여야는 ‘황 후보자 관련 일부 요구자료 미제출’을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황 후보자의 병역면제를 둘러싼 의혹과 정치적 편향성 논란, 재산 및 성실납세 문제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 시작부터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황 후보자의 일부 자료 미제출 문제를 부각시킨 반면 새누리당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현안 정책에 초점을 맞춰 질의했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자료 제출이 부실한 상황에서 이 청문회를 해야 하는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며 “황 후보자의 장관 청문회(때 자료 제출 부실) 때문에 만들어진 ‘황교안법’을 황 후보자 스스로 희롱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다른 청문회에 비해 비교적 양호하게 자료 제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논란의 핵심이 되는 황 후보자의 변호사 시절 수임 관련 미제출 자료 19건에 대해서는 “후보자가 법조윤리협의회에 신청해서 오후 4시까지 제출해주길 여당 간사로서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이어진 질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황 후보자의 병역면제 의혹과 정치적 편향성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김광진 새정치연합 의원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두드러기가 심한 분이 다음 해 사법시험을 통과한 정신력에 대해 의구심이 있다”며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황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일하면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때 철저 수사를 주장하는 일부 검사들을 수사에서 배제하는 인사를 낸 것과 관련해 “권력에 불편한 부분은 철저히 가려두고자 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또 증여세 지각 납부 의혹 등을 제시하며 황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에 나섰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메르스 사태 수습 방안이나 국회법 개정안 논란 등 현안 및 정책 질의에 집중했다. 권성동 의원은 “병역문제, 전관예우, 종교편향성 등 여러 신상 의혹이 제기됐지만 지난번 장관 후보자 때 한번 거론돼 해명된 사안”이라며 “기부 약속 이행이나 증여 관련 문제도 자료를 받아보니 충분히 수긍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황 후보자는 만성 담마진(두드러기) 질환으로 병역이 면제된 데 대해 “군복무를 제대로 마치지 못한 점은 늘 국가와 국민께 빚진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할 경우 법무부 장관직을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럴 생각이 없다. 그러는 건 도리가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황 후보자가 지난 2013년 법무부 장관 청문회 과정에서 변호사 선임계 제출과 관련해 위증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당시 청문회를 하며 변호사 시절 담당한 모든 사건에 대한 선임계를 제출했다고 증언했는데, 2012년 국내 정수기업체 회장의 횡령 사건에 대해서는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 등은 “정수기업체 회장 사건에 대한 선임계를 내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고, 황 후보자는 “선임계는 다 제출돼 있다”고 설명했다가 다시 “그렇게 알고 있다”고 발을 뺐다. 황 후보자는 이어 “직접 변론하지 않은 사건은 변론한 변호사의 이름으로 선임계를 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