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예상 뛰어넘는 확산…정부, 국민 절대적 협조 당부

2015-06-1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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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108명으로 늘어난 10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들이 의심 환자의 체온을 검사하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


당국, 2차 감염 확산세에 당혹
‘3차 감염’ 우려 방역 대상 확대
최경환 총리대행 대국민 담화
“메르스 확산방지 노력해 달라”

아주경제 조현미·한지연 기자 = 10일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108명을 기록했다. 첫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지 21일 만이다.

특히 이날만 13명의 추가 환자가 나와 지난 이틀간 잠시 주춤했던 확진자 수가 다시 치솟았다. 메르스 확산세가 이번 주에는 꺾일 것이라던 보건당국의 전망도 무색해졌다.

이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 메르스 확진자 13명이 추가로 확인돼 국내 환자 수가 총 108명으로 증가했다. 기존 확진자 가운데 2명이 숨져 사망자는 9명으로 늘었다. 지금까지 격리돼 있었거나 격리 중인 사람은 모두 3439명으로 급증했다.

늘어난 확진자 13명 중 10명은 ‘2차 유행’ 중심지로 지목된 삼성서울병원에서 나왔다. 14번째 확진자와 삼성서울병원에 있다가 감염된 사람은 이날까지 총 47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3명이 사망했다.

문제는 새로 확인된 환자 가운데 일부는 확진 전까지 아무런 제재 없이 여러 병원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98번(58) 환자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노출된 이후 이달 3~7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메디힐병원에 입원했다. 8일 양천구 목동에 있는 이대목동병원으로 옮겨진 후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105번(63) 환자도 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응급실을 내원했다 확진자 판정을 받았다.

대책본부는 메디힐병원에서 이 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추적 조사할 방침이다. 반면 이대목동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의료진이 메르스 감염 위험을 인지·대응해 이들 병원을 통한 추가 전파 위험은 낮다고 대책본부는 설명했다.

메르스 감염자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데다, 대형병원이 잇따라 메르스에 노출되면서 이들 병원이 '3차 감염'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건당국은 당초 전망과 달리 2차 감염이 계속되고 3차 감염 우려마저 나옴에 따라 방역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책본부는 이날 “삼성서울병원 방문자로 인해 다른 병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을 방지하는 것이 메르스 확산 방지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해 “메르스는 9일이나 10일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10일 오전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메르스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는 가운데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정부발표를 뒤로 하고 대합실을 떠나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국민의 협조를 강조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이날 ‘대국민 당부의 말씀’을 통해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아 메르스 확산을 막겠다”며 “국민 여러분도 차분하게 생활안전 수칙을 지키며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감염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10대 청소년에 이어 20대 서울아산병원 보안요원이 환자와 접촉한 10여분 만에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공기감염설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메르스의 공기감염 가능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WHO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공호흡기 삽관, 가래 제거 등 에어로졸(미세 수분입자)이 발생하는 메르스 치료 과정에서는 반드시 공기매개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트리시 펄 교수도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염 경로를 충분히 알지 못한다”면서 공기감염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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