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수치 오늘 방중...중국 정부의 초청 배경에 주목

2015-06-1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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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 여사. [사진 = 시나웨이보]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최초로 중국 방문에 나선다. 이번 방중은 중국 공산당의 이례적 초청으로 성사됐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10일부터 닷새간 이어지는 수치 여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 강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미얀마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표단을 중국을 방문하는 수치 여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를 만나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중화권 매체들은 수치 여사의 이번 방중이 시 주석의 직접적인 지시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관측했다. 국제 민주화 운동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수치 여사를 중국 정부가 직접 초대했다는 점에서 이번 방중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직접 수치 여사를 초청한 배경과 관련해 세 가지 관측을 제시했다.

우선 중국 정부가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지니는 수치 여사를 통해 미얀마군에 대한 경고의 메세지를 전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월 중국과 미얀마의 국경지대에서 미얀마 공군의 오폭으로 인해 중국 주민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중국 또한 맞불 대응으로 국경지대에서 실탄훈련에 돌입했고 양국은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수치 여사의 방중은 미얀마 정부, 특히 군부에 대한 확실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양국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미얀마를 두고 벌이는 서방국가와의 경쟁 측면에서 힘을 얻기 위한 목적이 깔려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얀마는 2011년 군부 통치를 끝낸 뒤 개혁개방을 통해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수치 여사 또한 태국, 인도, 유럽, 미국 등 국가를 방문하며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여왔다. 서방과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는 미얀마와의 관계를 강화해 서방 견제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미얀마 투자사업 재개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추진 등에 목적이 있다는 관측이다. 오는 11월 미얀마 총선에서 수치 여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NLD가 승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는 수치 여사의 방중이 이같은 목적을 실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미얀마 독립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 여사는 1988년 민주화 운동에 투신해 장기간 가택연금 생활을 해왔고 2010년 연금에서 풀려났다. 그는 이후 한국,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을 방문했고 자국을 방문한 각국 지도자들과 면담했지만 중국 방문은 여러가지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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