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리랑'의 극본을 쓰고 연출하는 고선웅(47) 연출이 '오지다'라는 말로 자신의 기분을 표현했다.
9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를 연 그는 "'오지다'라는 전라도 말이 있다. 보면 볼수록 뿌듯하고 좋다는 의미"라고 운을 뗀 뒤 "어떻게 이런 자리에 설 수 있을까 생각하면 '오지다'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이 땅을 대표하는 뮤지컬로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 연출은 연극 '푸르른 날에', '칼로 막베스', '뜨거운 바다' 등의 작품으로 잇달아 국내 연극상을 싹쓸이하고 전회 매진 행렬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연출자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번 작품,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은 "1천만 독자가 읽은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부담감"을 내보였다.
"원작이 워낙 방대해 2시간 30분 남짓한 공연으로 담아낸다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웠다"는 것. 하지만 "이야기에 천착할수록 무대화를 위한 통찰력을 잃을 것 같아서 조정래 선생님의 마음을 읽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 애이불비’(哀而不悲)를 추구하고 애통하지만 카타르시스가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등장인물 중 감골댁(김성녀 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방식을 선택했다. 작품이 전달하려 하는 '조선사람의 이야기'는 '송수익'(서범석·안재욱 분)을 통해 전달하는 형식이다.
뮤지컬 '아리랑'은 신시컴퍼니가 지난 2007년 '댄싱 섀도우 이후 8년의 공백을 깨고 야심 차게 준비한 창작 뮤지컬이다.
서범석, 안재욱, 김우형, 카이, 윤공주, 임혜영, 김성녀, 이소연, 이창희, 김병희 등이 출연한다. 오는 7월 16일 서울 강남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