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말 제시한 3.8%에서 0.5%포인트 가량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성장률 이외에도 취업자 증가 수,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 다른 거시 경제지표 전망치도 대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성장률 수정치 등을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5월까지 나오는 산업활동동향과 물가, 수출 등의 지표에다 6월 속보치와 시장의 매출 상황까지 고려해 수정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8%로 정부는 다음달 말 수정 전망에서 성장률을 이보다 0.5%포인트 가량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가 정부의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는데다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마저도 엔저 현상 및 세계 교역량 하락 등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올해 성장률에 대해선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면 작년 정도(3.3%)는 될 것"이라고 두어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이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올해 성장률을 3.5%에서 3.0%로, 한국은행은 3.4%에서 3.1%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7%에서 3.3%로 하향 조정했고 민간 기관에서는 2%대 전망이 속출하고 있다.
KDI의 수정치도 세수 결손 효과를 제외하고 산정한 결과여서, 사실상 2%대 후반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경제지표도 여의치 않다.
통계청이 지난 29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4월의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3% 감소해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나갔다. 소비가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수출 부진으로 생산이 부진했다.
같은 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5로 전달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취업자 수 증가 규모도 작년 말 전망치 45만명에서 대폭 하향조정돼 40만명 선이 될 전망이다.
이는 올해 들어 3개월 연속으로 30만명대를 나타내다가 4월엔 21만6000명으로 내려앉는 등 상반기 성적표가 심상치 않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지난 4월까지 5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해 정부의 전망치 2.0%와는 거리가 한참 멀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1%대 초반으로 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9%로 예상했다가 4월에는 0.9%로 대폭 낮춘 바 있다.
수출 역시 올 들어 감소세가 보이는 데다 기울기도 가팔라 대폭적인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