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다음카카오, 연내 평가위원회 출범 목표…언론계 스스로 뉴스 제휴 적합성 평가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28일, 언론계가 주도하는 ‘공개형 뉴스제휴 평가위원회’의 설립을 제안하고 이를 위한 준비위원회 구성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자 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는 임선영 다음카카오 이사(왼쪽)와 유봉석 네이버 이사, 사진제공-네이버‧다음카카오]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뉴스 서비스와 관련된 대부분의 권한을 언론계에 일임했다. 혼탁해진 ‘포털 저널리즘’의 개선을 이끌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양사가 책임은 버리고 실익만 챙기려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아 파장이 예상된다.

네이버(대표 김상헌)와 다음카카오(공동대표 최세훈, 이석우)는 2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공개형 뉴스제휴 평가위원회(가칭, 이하 평가위)’의 설립을 제안하고 이를 위한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 구성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연내 발족을 목표로 하는 평가위는 향후 양사의 △신규 뉴스 제휴 심사 △기존 제휴 언론사 계약해지 여부 판단 △과도한 어뷰징 기사 및 사이비 언론 행위 등에 대한 기준 제정 등을 담당하게 된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평가위에 참여하지 않으며 운영비 지원 등 행정적인 도움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평가위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은 준비위를 통해 진행되며, 이미 양사는 한국신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언론학회 등 다수의 유관단체와 접촉해 평가위 및 준비위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자문을 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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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포털이 평가위 구성을 제안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체적인 뉴스 심사 및 제휴 평가로 인한 부담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문화체육관광부에 간행물로 등록된 1만8000개 매체(인터넷신문사 6000여개 포함) 중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와 제휴를 맺은 언론사는 약 1000개이며 이 중 뉴스 정보제공료를 받는 매체는 140여개 수준이다.

비율적인 측면에서는 제휴사가 너무 적다는 지적이지만 콘텐츠 품질을 감안했을 때 오히려 너무 많은 매체들이 반영됐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여기에 제휴 신청 탈락 및 계약 연장에 실패한 언론사들의 심사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검색 제휴 통과 후 악의적 기사를 통해 광고비를 요구한다는 기업들의 불만도 높다는 것이 양사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는 클릭 유도를 위한 이른바 ‘어뷰징’ 기사가 남발하면서 저널리즘이 크게 훼손됐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이런 피해를 막고 뉴스 서비스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높이기 위해 언론 주도의 평가위 구성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평가위는 빠르면 연말부터 양사의 뉴스 제휴 심사를 맡게 되며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평가위 결정을 사실상 100%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평가위 구성과 운영방식 등은 6월중 윤곽을 드러낼 준비위에서 전담한다 

양사의 이번 결정은 뉴스 제공자인 언론에게 뉴스 서비스와 관련된 대부분의 권한을 일임함으로써 공정성과 공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혼탁해진 ‘포털 저널리즘’을 되돌릴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뉴스 송출 및 편집의 권한은 여전히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부담스러운 심사 기능만 평가위에게 일임, 사실상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임선영 다음카카오 이사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2000년대 초부터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기존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뉴스 제휴 평가 등을 언론계의 자율 판단에 맡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봉석 네이버 이사 역시 “평가위가 언론과 포털, 사용자 모두 위한 현명한 결정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한국인터넷신문협회(회장 이창호)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발표한 ‘공개형 뉴스제휴 평가위원회’를 통한 제휴정책 제안에 대해 이를 적극 지지하며 향후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한 원칙과 기준을 만들어내는데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