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지난해 12월 국내에 진출한 이케아가 국내 가구업계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줬는지 판가름할 수 있는 성적표가 공개됐다.
올해 1분기 실적에서 한샘은 크게 상승한 반면, '한샘의 유일한 경쟁사'로 여겨지던 현대리바트의 성장세는 주춤했다.
부문별로는 부엌유통 사업 매출이 146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9.5% 늘었다. 인테리어 사업 매출도 131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6.9% 올랐다. 대리점 대형화에 따른 성장과 홈쇼핑 매출 증가도 성장과 수익 개선에 힘을 실었다.
반면, 현대리바트는 부진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4.5% 줄어든 1637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2% 감소한 9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B2B 부문에서 수익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B2C 부문에서는 22% 신장했다"며 "지난해 4분기부터 신규 매장을 오픈하면서 판촉비가 늘어나 전년 동기와 비교해 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리바트는 서울 방이동에 2300㎡ 규모의 '리바트 스타일샵 잠실전시장'을 오픈하며 강남상권 공략 강화에 나선다. 수도권을 포함해 광역권까지 적극적으로 유통망을 늘려가고 있으며 올해 잠실점을 시작으로 창동, 울산, 부산, 분당, 수원 등에 대형 직영전시장 오픈 계획을 갖고 있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 '리바트 이즈마인'에도 집중한다. 이즈마인은 합리적인 가격과 20~30대를 겨냥한 트렌디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최근 3년간 평균 50% 이상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케아 진출에 따른 토종 가구업계의 영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다. 국내에 들어온 지 몇 달 되지 않은 데다가 광명점만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케아가 현재 논의 중인 일산, 강동을 포함해 2020년까지 매장을 5곳으로 늘린다면 국내 가구산업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의 한국 진출에 맞서 가구업체들이 선제적 방어전략을 펼친 결과가 1분기에 나온 것"이라며 "이케아가 수도권을 시작으로 지방 진출에 나선다면 영세업체뿐 아니라 대형가구업체에도 위협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