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성금 2천억원 사비로 꿀꺽… 희대의 사기 사건

2015-05-2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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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우리 돈 2000억원이 넘는 암 환자 돕기 성금을 흥청망청 쓴 미국의 자선기금 모금 단체 4곳이 법의 심판을 받는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워싱턴DC 50개 주의 법무장관은 미국암기금, 암지원서비스, 미국아동암기금, 유방암협회 등 4개 암 기금 모금 단체를 사기 혐의로 18일 애리조나 주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자선금 사기와 관련해 FTC와 50개 주 정부가 공동 소송을 진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4개 단체의 직원은 텔레마케팅, 우편 등을 통해 미국 시민에게서 거둬들인 암 환자 돕기 성금을 체육관 등록비, 콘서트 티켓 구매, 디즈니월드 방문, 대학 학비, 짝짓기 데이트 웹사이트 구독 등 순전히 개인 비용으로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이렇게 쓰인 돈이 1억8700만 달러(2037억원)나 된다. 그 사이 암 환자에게 돌아간 돈은 이 액수의 3%도 못 된다.

FTC와 50개 주 법무장관들은 소장에서 "4개 단체는 암환자 수송, 항암화학요법, 아동 진통제 구매 등을 위해 성금이 사용된다고 했지만, 완전히 거짓말이었다"면서 "기부 덕분에 4개 단체 직원만 부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문제가 된 4개 단체는 제임스 레이놀즈 시니어와 그의 아들, 친구, 교회 친구들이 운영하는 족벌 친교 집단에 가깝다.

미국암기금은 2013년 플로리다 주 지역 신문인 탬파베이 타임스는 자선단체의 10년간 회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 자선단체가 기부금을 전문 모금인과 회사의 배를 불리는 데 사용했다면서 '아메리카 암펀드'는 9800만 달러를 거둬 8040만 달러를 모금인에게 되돌려주고 불우이웃에게 고작 전체 모금액의 0.9%만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연방정부와 주 정부에서 소송을 당하자 미국아동암기금과 유방암협회는 FTC와 함께 곧바로 조정 협상에 착수하고 단체 해산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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