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전자담배가 장기적으로 금연 효과를 낸다는 증거가 별로 없으며 오히려 이에 첨가된 향이 폐 세포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흉부학회(ATS)와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대 의대 호흡기과의 리야드 알-레헤비 등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ATS 국제회의에서 전자담배의 효과에 관한 의학 논문들을 분석한 결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메타분석(기존의 비슷한 주제를 다룬 연구를 종합해 분석한 연구) 결과 전자담배와 위약(효능이 있는 약처럼 환자에게 제공되지만 효과가 없는 약)의 금연 효과를 비교한 연구(95% 신뢰수준)에서 금연 시도 1개월이 지났을 무렵 전자담배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금연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3개월 후나 6개월 후 시점에서는 전자담배 사용 집단과 대조군 사이의 금연 유지 비율은 95% 신뢰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지 않았다.
전자담배 사용자들에게 나타나는 호흡기 관련 악영향으로는 마른기침(26∼32%), 목 아픔(7∼32%), 숨 가쁨(2∼20%) 등이 있었다. 다만 이런 악영향은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 전자담배의 악영향은 위약과 비교하면 95% 신뢰수준에서 차이가 없었으나 니코틴 패치보다는 통계적으로 유의할 정도로 더 흔했다.
논문 저자들은 “연구 결과는 전자담배가 1개월 후 시점에서는 위약보다 금연성공률이 높지만 더 긴 기간에 대해서는 이런 효과가 지속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며 “전자담배는 단기적으로 호흡기에 악영향이 더 빈발하도록 하며 니코틴 패치보다 심각한 악영향의 위험이 더 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알-레헤비는 “전자담배보다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더 확고한 증거가 있는 다른 금연 보조제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ATS 회의에서 미국 채플힐 노스캐롤라이나대(UNC)의 세포생물생리학과 대학원생 템퍼런스 로웰 등은 전자담배에 첨가된 향이 폐 조직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로웰은 “배양한 인간 기도(氣道) 상피세포(上皮細胞)를 13종의 전자담배 향에 30분 혹은 24시간 노출한 결과 5종에서 세포에 악영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