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제작 풀룩스픽처스)이 제 68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면서 프랑스를 찾은 김고은을 16일 오후 2시(이하 현지시간) 칸 해변에 위치한 영화진흥위원회 파빌리온에서 만났다.
먼저 칸에 초청된 소감을 묻자 “해외 관객들이 ‘차이나타운’을 어떻게 보실지 긴장된다”면서도 “(2박3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재미있게 보내다 가려 한다. 1분 1초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또 “사람들이 모두 들뜨고 설레 보인다. 한 편의 동화 같은 느낌이다. 어제 밥으로 해산물 플레이트를 먹었다. 와인 한 병은 마셔야 할 것 같은데 두 잔 마시니 핑 돌았다. (술을 더 마시는 대신) 날씨가 좋아서 많이 걸었다. 즐기고 싶은데 체력이 받쳐 주지 않더라(웃음). 내일 가니까 오늘은 기를 쓰고 놀 것이다. 감독님은 오래 계시니 제 기분을 모른다, 1분 1초가 아쉬운 마음을”이라고 말하며 즐거워했다.
“(선배님에게) 원래 있던 일정이었어요. 어느 배우가 칸에 오고 싶지 않겠어요. 봉사를 택한 그 분의 뜻과 판단을 지지하고 존중해요. 잘 갔다 오라고 문자 주시고, (제작사) 대표와 프로듀서에게 옷도 빌려 주셨어요. 사진으로 코디해 보여 주고, 퀵으로 보내 주셨어요, 가방에 스카프까지 다요. 그 정도로 혜수 선배의 ‘차이나타운’을 향한 애정은 가득해요. 그러면서 못 온 거예요.”
선배 연기자에 대한 존경은 영화 ‘협녀, 칼의 기억’(감독 박흥식·제작 ㈜티피에스 컴퍼니)를 통해 호흡을 맞춘 배우 전도연과 함께 표했다.
“전도연과 김혜수, 언뜻 보기엔 다를 것 같지만 공통점이 많아요. 제가 느낀 가장 큰 공통점은, 저를 후배로 대한다기보다 일하는 파트너로 대해 주는 것이에요. 큰 감동을 받았어요. 큰 선배들이니까 혼나기도 하면서 연기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게 없고 도리어 제가 연기하기에 편안한 상태를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셨어요. 눈에 띄게 하는 건 아니지만 상대역인 저는 느낄 수 있는 배려죠. 제가 겪는 이맘때의 경험을 기억하시는구나, 그래서 배려해 주시는구나 싶어요. 저도 앞으로 (후배 연기자들에게) 그리 하고 싶고요.”
‘차이나타운’에 대한 애정은 더욱 대단했다. “앞으로 작품을 해나가면서 어려운 일, 해결할 수 없는 일에 직면했을 때 생각나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배경을 묻자 “과정이 좋았고 많이 배웠고 함께하는 기분이 컸던 영화라서 그래요. 힘들었던 장면이 많았고 도저히 내가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신도 있었는데, 결국 이겨내고 찍어냈기에 그때 제가 어떤 마음으로 극복했는가를 생각한다면 향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야무지게 답했다.
전날 밤, 칸에서 ‘무뢰한’ 공식 상영을 치른 전도연을 곁에서 지켜본 것에 대해서는 “전도연 선배를 보며 대단하다고 느꼈다”면서 “(마찬가지로 칸에 초청된) 저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졌다. 자주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활짝 웃었다.
한 시간 뒤 같은 장소에서 만난 전도연에게 ‘칸의 여왕’ 자리를 물려줄 후배를 눈여겨 본 적이 있는가를 물었다. “좋은 배우들이 많겠지만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김고은을 꼽고 싶다”면서 “아직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내면에 잠재된 많은 가능성을 끄집어 내려 노력하는 모습이 예쁘다. 앞으로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칭찬했다.
한편 제68회 칸국제영화제에는 전도연 김남길 박성웅이 만난 '무뢰한'(감독 오승욱·제작 ㈜사나이픽처스)과 서영희 권소현 김영민이 출연한 '마돈나'(감독 신수원·제작 준필름)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고아성 박성웅 주연의 '오피스'(감독 홍원찬·제작 ㈜영화사꽃)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김혜수 김고은 엄태구 고경표가 호연한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제작 풀룩스픽처스)이 비평가주간에 초청됐다.
올해 칸국제영화제는 지난 13일 개막해 오는 24일까지 12일 간의 여정으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