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장기적인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대규모 공공공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 구조조정에도 채권단 지원 아래 공사를 지속할 수 있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파산할 경우엔 공사 자체가 불가능해 다른 시공사를 찾을 때까지 공기 지연 등에 따른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특히 해당 사업장이 해외 투자 유치가 수반된 대규모 국책 사업일 경우 대외 신인도 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벽산건설은 '블루밍'이라는 브랜드로 한때 시공능력평가 15위까지 올랐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에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해 결국 파산했다.
벽산건설 파산 이후 조달청이 제 3공구의 공동 시공을 맡았던 동아건설산업의 단독 이행 가능성 여부를 심사했으나 단독 수행은 무리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이에 대저건설이 벽산건설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공이 1년 가량 늦어졌다.
한병동 익산청 계장은 "올해 초부터 3공구 공사를 재개했다"며 "완공시기는 1년 이상 늦춰진 2017년 중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도로는 특히 한·중 경협단지 조성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 새만금 개발사업과 관련된 기반시설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반시설 완공이 늦어질 경우 해외기업들의 투자유치나 입주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휘말린 경남기업도 앞서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연관 공공공사에 불똥이 튄 상태다. 경남기업은 현재 1조3000억원이 넘는 부채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예컨대 경남기업이 40%의 지분을 갖고 공사에 참여했던 '동두천~연천 복선전철 제1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는 시공 컨소시엄 주관사인 한화건설이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지분율 포기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공사는 현재 공정률이 0.3%에 불과하다.
발주처인 철도시설공단은 하도급사가 동요하지 않도록 공사대금을 하도급사에 직접 지급하는 등 상시 관리를 시행하기로 했다. 공단은 기업회생절차 진행상황에 따라 필요시 참여지분율을 조정하는 등 현장 정상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경남기업이 주관사로 참여한 현장 5곳 중 4곳은 공정률이 90%이상으로 준공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한 공정관리를 시행 중"이라며 "감리단, 시공사 등과 수시로 대책회의를 열고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법정관리 소식이 전해진 동부건설도 약 80개의 공공공사 사업장 가운데 3곳을 포기했다. 이 중 지분율 10%의 '김포도시철도 3공구' 사업은 원활한 진행을 위해 대림산업(53%)으로 지분 권한이 넘어간 상태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사업장의 피해를 줄이고 자사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법원의 판단에 따라 일부 공공공사에서 발을 빼게 됐다"며 "현재 1차 관계인 집회가 끝난 상태로 오는 22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인가를 받아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