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은 오는 31일 오후 6시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여는 제 15회 홍콩경매에 희귀 고미술품 19점, 약 30억원(낮은 추정가 기준) 어치를 출품한다고 15일 밝혔다.
서울옥션이 홍콩시장에 고미술품을 선보이는 건 처음. 2008년부터 매해 진행한 홍콩경매는 근현대미술품만을 경매해왔다. 크리스티 뉴욕이 최근 한국 고미술 파트를 없애면서 서울옥션이 틈새전략을 찾았다. 해외에 있는 한국 고미술품 소장자들이 작품 판매를 할 수 있는 경로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서울옥션 이옥경 부회장은 "출품되는 작품들은 모두 일본, 미국 등 해외에서 소장돼왔던 작품들"이라며 "이번 경매는 해외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국 고미술품이 국내로 환수되는 효과는 물론 한국 미술의 가치를 해외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80년 만에 첫 공개된 조선시대 도자기 '백자청화송하인물위기문호'는 추정가 9억8000만원에서 14억원에 출품된다.
1939년 문명상회 이희섭이 조선총독부의 후원을 받아 개최한 한국 고미술 전람회에 출품되었던 유물이다. 당시 개최한 <조선공예전람회>의 도록에 이 작품이 실려 있다. 일제 감정기 당시 일본의 우리 문화재 약탈로 많은 유물들이 해외로 유출되었는데, 문명상회가 일본으로 반출한 문화재는 전람회에 진열한 것만 1만 4516점 정도로 파악되며, 그 외에도 수많은 고미술품을 팔아넘겼다. 이 도자기는 이 당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는게 서울옥션의 설명이다.
귀중한 사료적 가치가 있는 제주실경을 그린 제주실경 12폭이 추정가 3억에서 5억원에 경매한다. 명월진, 백록담, 별방진, 산방, 서귀진 등 제주 지역 12곳의 지도가 그려져 있고, 각지도 위에는 지형에 대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제주도의 관아 건물, 군사 시설, 지형, 풍물등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어 제주도 역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적 가치가 담겨있다.
서울옥션은 현재 보물 제652-6호로 지정되어 국립제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탐라순력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몸체에 문양 장식이 없는 16세기백자의 대표적인 특징을 잘 보여준다. 국보 261호로 지정되어 있는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의 '백자호'의 형태와 유사하다. 정제된 태토와 맑은 백자유약이 잘 어우러진 도자기로 관요에서 제작된 왕실용 백자로 추정되며,꼭지 형태의 뚜껑이 온전히 남아 있는 도자기는 매우 드물어 희소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다.
한편, 서울옥션은 이날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국내외 미술작품 100점(100억원 규모)을 경매한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정상화, 박서보, 윤형근 등의 단색화 작품이 경매에 올려진다. 김환기의 뉴욕 초기작 'Dawn #3'이 시작가 7억원에, 이우환의 바람 시리즈는 시작가 3억3천만원에 각각 출품된다.
고미술품 출품작은 16일부터 24일까지 서울옥션 평창동 본사에서 선보인 뒤, 홍콩 현지에서는 30~31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전시 경매한다. 02)2075-4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