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만4000명, 일본 3만1000명, 한국 5500명.
한국여자축구연맹이 집계한 동북아 3국의 여자축구선수 숫자다. 남자축구 선수 숫자나 전체 인구에 비하면 보잘것없다. 미국(865만명) 독일(85만7000명) 캐나다(47만명)의 여자축구선수 숫자와도 비할 바가 못된다.
그렇지만, 이 지역의 여자축구의 인기는 남자축구 못지않게 오르고 있다. 규모도 커지고 있다. 힘을 필요로 하는 대부분 남자 구기종목에서 서양 선수들이 우위를 보이지만, 골프·축구 등 여자종목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1990년 베이징대회 때 정식종목이 된 아시안게임에서는 중국과 북한 여자축구팀이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중국은 베이징대회부터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을 독차지했다. 북한 여자축구는 2002년 부산 대회와 2006년 도하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딴데 이어 지난해 인천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첫 메달(銅)을 땄고 2014인천대회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하는 여자축구 세계랭킹에서도 동아시아 국가들은 상위에 포진했다. 지난 3월27일 기준으로 랭킹 1∼3위는 독일 미국 프랑스가 휩쓸었다. 그러나 일본이 4위, 북한 8위, 중국 16위, 한국이 18위다. 남자축구 랭킹에서 ‘톱50’에 일본만 간신히 끼인 것과 비교하면 놀랄만한 성취다. 최근 랭킹에서는 일본이 앞서지만, 일본과 북한은 아시아 여자축구 ‘여왕’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북한은 여자축구 강국이지만 선수가 몇 명인지, 팀은 몇 개나 되는지, 어떻게 대회를 치르는지 등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매년 5,6월 유럽 대륙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견줄만한 한·중·일 프로축구 챔피언스리그 창설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축구 경기력 향상, 경제적 파급 효과, 3국간 불신·반목 해소 등에 스포츠 이벤트만큼 적절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그에 못지않게 한·중·일 3국에 북한을 포함시켜 ‘동북아 4개국 여자축구리그’를 만들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각국 여자축구팀
수는 남자에 비해 적기 때문에 여자축구리그를 먼저 출범시키는 것이 더 쉬울 수도 있다.
때마침 다음달 7일 캐나다에서는 ‘2015여자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에는 동북아 4국 가운데 북한을 제외하고 한국·중국·일본이 출전한다.
한국 여자축구는 2003년 미국 월드컵대회에 처음 출전했으나 3전전패로 탈락한 후 12년만에 다시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E조에서 브라질·코스타리카·스페인과 조별리그를 벌여 ‘꿈의 16강’ 진입을 노린다. 잉글랜드 여자프로축구 첼시 레이디스에서 활약하는 지소연, 러시아 여자프로축구팀 로시얀카에서 뛰는 박은선 등이 한국팀을 이끈다. 특히 지은희는 잉글랜드 여자축구에서 ‘올해의 선수’로 선정될만큼 세계적 선수로 도약했다. 별명도 ‘지메시’다.
한·중·일 3국의 여자축구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경우 동북아 4개국 여자축구리그 출범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리그에 북한이 포함될 경우 스포츠를 통한 남북한의 긴장완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자축구 FIFA 랭킹
※2015년 3월27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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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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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일
2 미국
3 프랑스
4 일본
7 브라질
8 북한
16 중국
18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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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여자축구선수 숫자
※자료:한국여자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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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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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865만명
독일 85만7000명
캐나다 47만명
중국 4만4000명
일본 3만1000명
한국 55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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