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각종 신변이상설이 나왔던 김경희에 대한 이번 독살설에 전문가들은 일단 부정적 반응을 내놨지만 북한의 폐쇄성을 감안했을때 박 씨의 이런 주장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상황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CNN보도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해 5월 5일 또는 6일 김정은이 김경희를 죽이라고 지시했다"며 "당시 김정은의 경호를 담당하는 974부대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지금은 고위 관리들도 김경희가 독살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김경희가 자신의 남편이자 북한 2인자였던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강한 불만을 표출했으며 김정은은 이런 불만을 잠재우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은은 스위스 유학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마식령 스키장과 문수 물놀이장을 만들고 싶어했지만 장성택은 경제를 살리는 것이 먼저라고 제안했다. 이때부터 갈등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박 씨는 또 장성택은 공개 처형된 것이 아니라 지하 밀실에서 처형됐기 때문에 아무도 본 사람이 없지만 30명 가까이 되는 장성택과 김경희의 보좌진은 공개 총살됐다고 말했다.
김경희는 2013년 9월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특히 장성택이 처형된 그해 12월 이후부터는 위독설, 뇌졸중 사망설, 자살설 등 신변이상설에 시달려왔다.
CNN은 지난해 12월에도 신변이상설이 돌았던 김경희가 장성택 처형을 두고 전화로 김정은에게 항의하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숨졌다는 사망설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은 지난 2월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에서 "김경희가 아직 살아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독살설이 사실이라면 김정은이 백두혈통으로서의 정통성을 가지고 통치하기 어렵다"며 "백두혈통이라는 정통성을 뒷받침해 주고 또 실질적으로 여러 가지 권력구조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이런 조직을 이끌어가는 구심점은 고모일 수밖에 없다"며 김경희의 독살설에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정 연구원은 "상황적 판단으로 봤을 때 김정은이 김경희를 독살할 이유가 없다"며 "(김경희는)장성택보다 조카인 김정은을 유일지도자로서 키우는 것이 오히려 더 필요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