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지난 몇 년간 고공성장세를 이어가며 세계 최대 규모로 몸집을 키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함께 신규 구매자가 감소하면서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대비 4.3% 감소했으며 이는 최근 6년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처음 구매하는 소비자가 줄어든 데서 이같은 성장세 둔화가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의 책임연구원 톰 강은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90% 이상에 달한다"면서 "중국은 신규 수요보다 교체 수요가 지배적인 대체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업체들이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업그레이드를 위해 스마트폰 단말기를 바꾸는 소비자들을 공략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소재 IT 기업 종사자의 경우 평균 2년마다 한 번씩 단말기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애플이나 삼성전자 등 외국 업체를 비롯해 샤오미와 같은 중국 대표 업체들이 갈수록 고가의 대화면 단말기 생산을 공략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폰의 하청생산업체 중 하나인 페가트론의 찰스 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기본적으로 애플과 같은 최고급과 초저가 제품으로 나뉘어 있다"며 "그 중간급에 있는 업체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이라고 평했다.
애플의 경우 고가 전략으로 이미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미국 판매량을 뛰어넘은 상태다.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애플은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판매에 힘입어 샤오미 등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샤오미는 중국 로컬 업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고성능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 샤오미는 아이폰6 플러스+와 갤럭시노트4의 대항마로 비슷한 크기에 가격은 절반 수준인 샤오미 노트 프로를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4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신제품인 갤럭시 S6, S6 엣지를 기반으로 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 측은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의 폭발적 증가세는 올해에 둔화될 조짐이 있지만 휴대폰 사용자 8억8500만명 중 절대 다수는 저가폰과 중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의 성숙에 따라 고가 스마트폰으로의 업그레이드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올해 1분기 중국시장 점유율 상위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쿨패드의 경우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한 활로를 모색할 전망이다. 제이슨 천 쿨패드 대변인은 "중국 소비자들은 점점 줄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자사 브랜드의 이름을 건 제품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