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국가원수, 교황 만난 후 “가톨릭 신자로 복귀 고려 중”

2015-05-1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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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바티칸 방문…“교황에 큰 감명 받아 다시 교회 나갈 수도”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사진=BBC 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쿠바 국가 원수인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후 “가톨릭 신자로 돌아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바티칸을 방문한 카스트로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마테로 렌치 이탈리아 총리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황의 지혜와 겸손함, 모든 미덕에 깊이 감명을 받았다”며 “교황이 계속 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나도 진심으로 다시 기도하고 교회에 나가게 될 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어 “교황은 예수회 출신이고 나 역시 쭉 예수회학교를 다녀 어떤 면에서는 예수회 사람”이라고 동질감을 나타낸 뒤 오는 9월 교황의 쿠바 방문 시 열리는 모든 미사에 참석할 의사를 나타냈다.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인 쿠바에서는 카스트로 의장의 형인 피델 카스트로의 공산 혁명 이후 가톨릭을 탄압해 오다가 1998년 요한 바오로 2세의 쿠바 방문을 계기로 교회와의 관계가 호전된 상태다.

당시 교황이 다녀간 후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은 로마 가톨릭 정교회가 관영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전국에 성탄절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이후 성탄절도 공식 휴일로 지정됐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나는 쿠바 공산당 출신이고, 공산당은 신앙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지금은 허용하고 있고, 그것은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바티칸 페데리코 롬바르디 대변인은 카스트로 의장이 이날 오전 바티칸에 도착해 바오로 6세 알현 홀에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서재에서 1시간 넘게 머물며 교황과 우호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미국과 쿠바의 관계 개선을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으며, 또 전 세계에 난민들의 어려움을 알리는 데 앞장서는 교황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아바나 성당의 200주년 기념 메달과 난파선들로 구성된 커다란 십자가를 묘사한 쿠바 미술가의 현대 예술작품을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카스트로 의장에게 자신의 권고인 ‘복음의 기쁨’과 외투로 가난한 사람을 덮어주는 생 마르탱 성인의 모습이 담긴 대형 메달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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