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사의 나라’로 불리는 사회주의 국가 쿠바가 K팝에 흠뻑 빠졌다.
AP통신은 9일(현지시간) 전 세계를 휩쓴 K팝 열기가 한국으로부터 약 1만3000㎞ 떨어진 남미의 공산주의 국가이자 살사 댄스의 본고장인 쿠바까지 닿았다고 보도했다.
쿠바에서는 라틴재즈 댄스의 일종인 살사가 제왕으로 군림하는 가운데 K팝의 유행은 다른 국가에 비해 느린 인터넷 속도 탓에 비교적 늦게 시작됐다. K팝은 10여년 전 한국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쿠바에 처음 전파됐다.
이후 쿠바의 인터넷 기술이 발달하고 정부 규제도 느슨해지면서 점점 더 많은 젊은이가 온라인을 통해 K팝 영상들을 접하고 있다.
지난 7일에도 쿠바 수도 하바나의 한 댄스 교실에서 수십 명의 10대들이 체크무늬 스커트, 넓은 통바지, 짙은 검은색 아이라이너를 하고 K팝 스타들의 이미지를 대형 스크린에 비추며 춤 실력을 뽐냈다.
아버지와 함께 대장장이 일을 한다는 프란시스코 피에드라(24)는 AP에 “K팝은 내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다”며 언젠가 전문 K팝 안무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쿠바의 아이들이 K팝에 매료되는 동안 나이가 많은 세대의 지도자들은 한국과의 관계에서 더 냉랭한 태도를 보였다고 AP는 설명했다. 두 나라는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단절됐던 외교 관계를 올해 복원했으나 아직 대사를 교환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