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하루 유동인구 평균 30만명에 이르는 서울 왕십리역 민자역사 공개공지가 불법 노점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8일 성동구 등에 따르면 행당동 일대 왕십리 민자역사 진입광장 내 공개공지가 의류업체의 이동형 판매대 설치로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심지어 시민들이 계단 이용 때마다 10원씩 적립되는 '기부하는 건강계단' 바로 아래까지 들어서기도 해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일각에서는 기부문화 확산을 저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관할 자치구인 성동구는 이 시설물을 운영 중인 B사에 시정하라고 공문도 수 차례 보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다.
해당 건축물이 들어선 부지는 현재 철도용지다. 앞서 B사가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계약을 맺고 BTO(Build-Transfer-Operate) 방식으로 지었다. B사에서 투자해 2038년까지 운영한 뒤 소유권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이곳의 공개공지는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전적으로 관리·감독 권한이 있다. 성동구청은 수시로 발생하는 민원을 접수해 철도공단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고작이다.
실제 성동구청은 해마다 수 차례 민원에 따른 공개공지를 철저히 관리할 것을 알리는 공문과, 현장 점검을 벌이지만 노점의 볼썽사나운 행태는 계속되고 있다.
성동구 관계자는 "통행 흐름에 불편을 초래하는 민자역사 진입광장 노점은 주말이면 수 십개로 늘어나는 등 도심 미관까지 해치고 있다"며 "자치구에는 철거 권한이 없어 구두 또는 문서로 B사에 시정할 것을 알리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