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지사는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8인 가운데 검찰의 소환 조사가 이뤄진 첫번째 인물이다.
홍 지사는 이날 소환 시간으로 예정된 오전 10시께 검은색 차량을 타고 검찰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량에서 내려 취재진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홍 지사는 웃음을 살짝 머금챈 당당하게 걸어왔다.
포토라인에 선 홍지사는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에 들어가 소명하겠다"고 답했다.
홍 지사는 옛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 나섰던 2011년 6월께 성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강력부 검사 출신인 홍 지사는 당시 슬롯머신 업계 수사로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까지 얻었으나 20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친정을 찾게된 운명을 맞았다.
'모래시계 검사'로서 피의자로 검찰에 온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홍 지사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검찰로 들어갔다.
홍 지사는 소환 전날 휴가를 내고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의 증거 능력, 언론에 보도된 '돈 전달자'로 지목되는 윤승모(50)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 내용, 성 전 회장이 진술한 '생활자금'이 '정치자금'으로 바뀐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이날 홍 지사를 상대로 성완종 전 회장과 금품거래 의혹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또 윤씨에게 측근을 시켜 "(홍 지사가 아니라) 보좌관에게 돈을 준 것으로 하면 안 되겠느냐" "안 받은 걸로 해달라"는 등 말맞추기 또는 회유를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