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는 줄고 원가는 상승...대형 건설사 1분기 해외 수주 '급감'

2015-05-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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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일부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사업과 관련해 신규 수주 및 손실 관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4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7% 급감했다. 매출액(6조1076억원)과 당기순이익(1039억원)도 같은 기간 5.6%, 26.0% 감소했다.
이 중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1103억원)보다 56.0% 줄어 485억원을 기록했다. 싱가포르 LNG터미널을 비롯해 동두천 복합화력발전소,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삼성전자) 등의 고수익 대형 프로젝트가 종료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신규 해외 수주도 지난해 1분기(1조9685억원)의 39.0% 수준인 7654억원에 그쳤다.

현대건설은 해외 사업장 손실 및 과징금 부과 등으로 올 1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9432억원, 20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6.9%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1117억원)은 6.1% 감소했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흡수합병한 현대엠코의 실적이 지난해 1분기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사실상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플랜트 현장에서 400억원 규모의 추가 손실이 발생했고,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오만 가스 플랜트에서도 350억원의 손실이 더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도 수 백억원에 이른다.

올해 27조69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 신규 수주도 3조736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6017억원)보다 14.7% 줄었다. 특히 해외부문이 61.0% 급감한 1조2129억원에 그쳤다.

대우건설도 해외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해 전년 동기(1195억원) 대비 46.5% 감소한 6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5.71%에서 2.91%로 떨어졌으며 당기순이익은 237억원으로 무려 61.4% 감소했다.

일부 해외 현장의 공사 원가율 상승이 발목을 붙잡은 것이다. 신규 수주 규모도 국내 주택사업과 달리 저조한 해외사업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7484억원)보다 12.5% 감소한 2조4037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수주 금액은 전년 동기(1조2726억원)의 11.0%(1389억원)에 불과했다.

GS건설도 올 1분기 영업이익 200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는 등 실적이 호전됐지만, 해외 수주는 같은 기간 전년보다 98.0%가량 감소한 1060억원이었다. 특히 플랜트부문 해외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4조2330억원에서 430억원으로 급감했다. 대림산업만이 해외에서 1조399억원을 수주해 전년 동기(3640억원) 대비 286.0% 성장했다.

건설사들의 1분기 해외실적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전통적인 해외시장인 중동 산유국들이 저유가로 발주 물량을 크게 줄인데다, 주요 현장에서 원가 상승 요인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실제 유가 하락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20억 달러 규모의 라스 타누라 대형 프로젝트의 재입찰을 당분간 중단한 상태다. 또 지난해 해외건설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140억달러 규모의 쿠에이트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도 발주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자국 노동자들의 채용을 의무화 하면서 건설 원가가 현격히 올라갔지만 기성 공사 결제에선 이를 반영하지 않아 원가 상승 부담을 고스란히 건설사들이 지고 있다"며 "하지만 1분기라는 특수성과 2분기부터는 업체별로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상당수 예정돼 있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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