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부딪친 한국 제조업, 개혁 모색해야

2015-04-2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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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포스코경영연구원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이재영 기자 =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한국 제조업이 구조적인 한계에 부딪치며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며, 개혁을 통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은 29일 발표한 ‘한국 제조업 퍼스트 무버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제조업은 ‘제조업 30% 법칙’에 막혀 양적 성장의 정점 및 구조적 성숙 단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제조업 30% 법칙’은 제조업의 국내총생산(GDP) 부가가치 비중에 30%에 도달한 뒤 서비스 산업이 확대되면서 제조업이 축소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은 지난 2012년 제조업 비중이 31.1%를 기록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제조업 부흥의 정점(28.5%)을, 영국과 프랑스는 1980년대에 25%를 상회했다. 일본과 독일도 1980년대 30%에 육박하는 비중을 달성한 뒤 하락을 경험했다.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 선 국가는 금융, 서비스 등 고차 산업이 확대될 수 밖에 없고, 제조원가 경쟁력이 하락하는 등의 과정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김상윤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국 대부분의 산업이 기술의 경계, 즉 ‘기술 프론티어’를 뛰어넘지 못한 구조적 성숙단계에 도달했다. 이로 인해 성장률 둔화, 더딘 혁신과정, 신성장동력 발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도 이날 발표한 ‘선진국 제조기업의 경영성과 좋아지고 있다’ 보고서에서 한국 제조업이 단기간에 수익성을 개선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인 2012~2014년 기간 동안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5개 선진국과 한국, 중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5개 신흥국의 9427개 상장 제조기업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한국 상장 제조기업의 경영성과가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부진했다. 매출 증가율은 1.1%에 머물렀고, 영업이익률은 악화추세를 지속하면서 3.7%에 그쳤다. 2014년 기준 한국 제조기업의 매출증가율은 분석 대상 10개국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유일하게 하락했다. 한국 제조기업의 경영성과 부진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0~2014년 평균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에서도 한국은 러시아와 함께 가장 높은 82.%를 기록했다. 프랑스가 59.4%로 가장 낮았고 일본이 75.0%, 중국은 76.9%였다.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율도 한국은 12.1로 가장 낮았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제조기업의 수익성이 낮은 상황에서 고정비 성격인 매출원가 비중이 높고 조절이 수월한 판매관리비 비중이 낮다는 것은 상황의 변화에 따라 비용 통제를 통해 수익성을 지탱할 수 있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두 연구원은 제조업 한계상황이 가시화 되면서 금융·서비스·소프트웨어(SW)로의 산업 구조개편을 추진중이지만 제조업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이는 잘못된 것이며, 오히려 구조개편 및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조업의 한계 극복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탈 산업화라는 명목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균형을 맞추지 못해 불황에 빠졌던 영국, 소니, 토요타 등 세계를 호령했던 제조업이 한국에 밀리자 장기침체에 빠졌던 일보처럼 균형없는 산업구조 변화는 더 큰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독일과 스위스처럼 제조업을 중심의 기타 산업을 연계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으며, 이 연구위원도 “내수 성장은 제조업 부문에서의 높은 경쟁력이 뒷받침될 때 더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제조업 부문에서의 높은 기술혁신이 내수산업에 전파될 뿐 아니라 대외수출을 통한 소득창출이 내수의 중요한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며 제조업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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