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투자위험 모를 수 있어도 없을 수 없어

2015-04-2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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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국 KR투자연구소 대표, 숭실대 겸임교수

투자란 투자자의 자금을 특정 자산의 가격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투자위험은 투자 자산의 가격이 불리하게 움직여서 손실이 발생하는 위험이다. 투자수익은 그러한 투자위험을 부담한 대가로 투자자가 얻는 결과이다.

투자위험이 없거나 매우 작다면 기대수익이 높을 수 없으며, 높은 기대수익을 얻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위험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투자자가 투자위험을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고, 다행히 투자기간 중에 위험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투자위험이 없을 수는 없다.

한 달에 10조원 규모가 발행되는 주가연계증권(ELS)은 어떤 투자 위험이 있을까. 높은 가능성으로 은행이자의 3배 수익을 기대하면서 투자자가 부담해야 하는 위험은 무엇일까. 투자자는 자신이 선택한 기초자산 가격이 40%까지 하락하지 않을 것이고, 사실상 원금이 보장된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원금을 보장하면서 은행이자의 3배를 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할 것이다. 경험적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와서 위험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지, 이에 상응하는 위험이 늘 존재했던 것이다.

2011년 이후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상품 중에 주식롱숏펀드가 있다.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그리고 자문사의 상품들까지 롱숏 열풍을 일으켰다. 상품의 핵심은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하고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도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매도라는 수단이 있어서 위험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매수와 매도 양쪽에서 동시에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기간수익률이 아니고 일간수익률의 레버리지다. 시장이 상승할 때는 각종 비용을 차감하고도 기대 이상의 수익을 제공한다. 그러나 장기투자를 했는데 시장이 횡보하는 경우에는 예상보다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자자 A씨가 향후 1년간 주가 상승폭이 3~5% 수준으로 예상돼 레버리지 특성을 통해 2배의 수익을 얻으려고 투자한다고 하자. 1년 후에 투자자의 예상대로 시장이 3~5% 상승했다면 투자자는 6~10% 수익을 얻겠지만,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공모형 레버리지 ETF의 운용 특성상 불가피한 위험이다.

올해 투자자들은 원유 가격의 상승을 전망하고 원유 ETF를 통해 수익을 얻으려고 한다. 그런데 예를 들어 지난 3월 13일의 경우 서부텍사스유(WTI) 선물가격은 4월물이 44.84달러, 12월물 54.77달러, 그리고 내년 12월물은 59.46달러를 기록했다. 선물 가격이 원월물일수록 높게 형성된 것이다. ETF는 선물을 이용해 거래되기 때문에 투자자가 가격의 방향을 맞추더라도 실현손익이 기대수익과 차이가 날 수 있다.

금리는 낮아지고 시장은 어려워지고 안정적 투자수익을 얻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리고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운용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그 비용도 당연히 투자자가 부담한다. 투자자는 투자 관련 비용과 투자 위험을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눈높이를 낮추거나 수익을 위해서 투자위험을 정확하게 알고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은 투자자에게 객관적인 위험을 인지시켜서 신뢰를 확보해야 투자자와 상생할 수 있다. 적절한 수익을 위해서 위험이 없는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파악하고 부담해 그 대가로 수익을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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