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네팔 대지진 발생 나흘째인 28일(현지시간) 구호팀의 수색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집계된 사망자 수만 4000명을 넘어섰다.
AP통신은 이날 네팔 경찰을 인용해 “네팔에서만 희생자 4352명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부상자는 8063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인도와 중국 등 네팔과 국경을 접한 나라에서도 지진 여파로 90명 이상이 사망했다. 네팔 정부의 재난관리 책임자인 라메쉬워 당갈은 AFP통신에 “구조대원들이 카트만두 외곽 마을에 접근하면 사망자수는 많이 늘어날 것”이며 “각 지방에서 정보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진앙인 고르카에서 가옥의 70%가 부서지고 싱글라 지역에선 건물의 75%가 무너진 것으로 보고됐다.
네팔 당국자도 대규모 재난 구조 작업이 버겁다고 인정했다. 수실 코이랄라 네팔 총리도 전(全) 정당 회의에 참석해 “전국적인 지원 요구가 정부에 접수되고 있지만 물류와 전문가가 부족한 탓에 여러 곳으로 구조활동을 확대할 수가 없다”고 실토했다.
세계 각국 정부의 구호팀이 지진 참사 현장에 속속 도착하고 있지만 운송 차량과 인력이 모자라고 도로 붕괴, 전력, 통신망 불안, 열악한 현지 인프라 등으로 구호품 전달이 어렵다고 현장 구호대원들은 전했다. 인도 국가재난대응팀(NDRF)의 오피 싱 단장은 “구조 작업에 몇 주 가량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민들은 세계 각국에서 음식, 식수, 의약품, 담요 등 구호품이 쏟아져 들어와도 카트만두 공항이 워낙 혼잡한 탓에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특히 첫 지진 발생 후 생명 유지가 가능한 ‘골든 타임’인 72시간이 지나면서 건물 잔해에 깔린 주민들의 생존 여부에 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신의 적절한 처리도 큰 과제다.
에베레스트산에서도 산사태로 고립된 외국 산악인을 구조하기 위해 수색·수송 작업이 진행 중이다. 네팔 구조 당국은 “최소 800여 명이 고립돼 있다”고 밝혔다. 네팔 당국과 등정 가이드 업체가 각각 소형 헬기 4대를 동원해 베이스캠프 주변에 있는 부상자들을 후송하고 있지만 고도 때문에 한 번에 1~3명밖에 태울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등정 가이드 관계자는 “헬기가 착륙 지점을 찾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지원 폭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네팔에 초기 구호지원금 100만달러를 보낸 미국은 900만달러를 추가해 총 1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고 구조요원과 구호품을 실은 공군 수송기 두 대도 투입했다. 영국은 네팔 출신 구르카 용병 수십 명을 고국으로 보내 구호 작업을 돕도록 하고 구호키트(Relief kits·재해 발생 시 이재민들이 쓸 수 있는 생활필수품이 담긴 배낭) 1000개 이상을 보낼 예정이다. 일본도 800만달러의 구호자금을 보내기로 하고 구조 활동을 도울 자위대원 110여 명을 파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