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CJ그룹은 최근 20년 동안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과 변화를 겪은 기업이다.
지난 1996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돼 독립경영을 시작한 이후 매출액 1조7000억원의 식품 기업이 26조8000억원의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변신했다.
이같은 거침없는 성장을 이끈 원동력은 바로 '창조적 사업다각화'다.
CJ그룹의 성장은 새로운 시장을 산업화하고 시장과 기업이 함께 발전한 '창조형'이다. 대규모 인수합병이나 수직계열화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 온 다른 대기업과는 다르다.
이재현 회장은 장기적인 비전을 확립하고 큰 그림을 그리며 사실상 '제2의 창업'을 이끌었다. 1995년 드림웍스에 3억 달러를 투자할 당시에는 우려의 시선이 컸다. 하지만 이는 현재 문화콘텐츠 기업을 만드는 초석이 됐다.
CJ그룹은 1996년 제일제당그룹 출범 이후 기존 식품 위주의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식품&식품서비스, 바이오&생명공학,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신유통&물류 등 4대 사업군 포트폴리오가 바로 그것이다.
이후 국내 최초 멀티플렉스 극장 도입(1998년), 39쇼핑(현 CJ오쇼핑) 인수를 통한 국내 홈쇼핑 시장 개척(1999년), CJ로 그룹 사명 변경(2002년), CJ E&M 출범 (2010년),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 인수 (2011년) 등 굵직한 성과를 내며 국내 유일무이한 문화창조기업으로 도약했다.
사실 4대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은 상호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기 적합한 구조다. CJ그룹은 해외에서 주목받는 한류 콘텐츠를 통해 국격을 격상시켜 우리 음식과 문화에 대한 선호도를 높였다. 특히 일상 생활에서 확산된 한국 문화를 한류 상품 소비로 연결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에 맞춰 4대 사업군이 서로 유기적으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는 CJ대한통운·CJ오쇼핑·CJ올리브영 등이 포함된 신유통사업군이 전통적 주력사업이던 식품사업군의 매출을 넘어서며 사업다각화의 성공을 알렸다.
다른 사업군이 식품사업 실적을 넘어선 것은 CJ GLS로 물류사업에 첫 진출한 1998년 이후 14년만이다. 비식품사업군의 괄목할 만한 성장으로 식품기업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