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사과하라” 미국 내 규탄물결 확산…미 의회, 연판장까지 작성

2015-04-2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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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 25명 의원 공동 참여…WP, 위안부 피해자 인터뷰 심층 보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아주경제 DB]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연설을 앞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미 민주·공화 의원들이 23일 초당적인 자세로 아베 총리의 과거사 사과를 촉구하는 집단 성명을 작성하는가 하면, 워싱턴 내 한국·미국·중국·대만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일본의 역사왜곡 행태를 규탄하기도 했다.
이날 미 의회에서는 25명의 의원들이 함께 연판장을 작성, 아베 총리에 대한 압박에 힘을 실어줬다. 민주당 소속 17명과 공화당 소속 8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에드 로이스(민주·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을 비롯한 25명의 의원들은 “아베 총리가 이번 의회 연설을 통해 역사를 직시하고 무라야마·고노 담화를 인정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서한을 작성,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에게 보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특히 이번 서명에 공화당 소속 로이스 외무위원장이 동참한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로이스 위원장은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하원 외무위원장이라는 직책상 대외적으로는 중립을 표방해온 인물이다.

한·미·중 시민사회단체도 힘을 모았다. 이들 단체는 이날 미 의회 레이번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총리의 역사 왜곡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동시에 진정성 있는 의회 연설을 주문했다.

이들 단체는 아베 총리의 방미에 맞춰 오는 28∼29일 미 의사당 앞에서 7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고 아베 총리의 위안부 범죄 반성 및 사죄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도 한국의 위안부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미국 유력지인 워싱턴 포스트(WP)는 이날 ‘나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겪었던 아픔을 심층 보도했다.

이 할머니는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3년간 일본군의 성노리개가 된 과정·수모 등을 낱낱이 털어놓았으며, 이에 대해 WP는 “위안부 문제가 워싱턴에 특별한 울림을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WP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16세때 나는 강제로 끌려간 대만 가미가제 부대에서 일본 군인과의 성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전기고문까지 당해 거의 죽을 뻔했다. 지금도 온몸에 칼자국이 있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 할머니는 전쟁이 끝난후에도 47년간 아무에게도 자신이 겪은 일을 털어놓지 않은채 독신으로 살았다. 그는 “수치심에 오랫동안 나 자신을 잃었고 쓸모없는 인간이라 생각했다”며 “일본은 내가 가족을 꾸리며 행복하게 살 권리를 모두 빼앗은 것”이라고 울분을 토해냈다.

이에 주미 일본대사관의 오타카 마사토 대변인은 “일본 정부는 이미 사과와 반성의 입장을 표명했고, 희생자들에게 특별한 펀드를 통해 보상금을 지급했으며, 전직 총리가 개인적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는 반응으로 일관했다고 WP는 전했다.

이는 일본이 2001년 고이즈미 총리 시절 정부 출연금과 국민 자발적 성금 ‘아시아여성기금’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각 200만엔의 위로금과 사과 서한을 전달한 것을 말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위안부 피해자 대부분은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직접 배상을 요구하며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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