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이 최근 대대적 지급준비율(RRR지준율)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추가로 인하할 수 있는 여력도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를 통해 시중에 풀 수 있는 자금이 23조위안(약 4023조4000억원) 정도 더 있다고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15.5%까지 지준율을 낮췄으나,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으로 2011년 지준율은 21.5%까지 올라 정점을 찍었다. 최근 잇단 지준율 인하 조치에도 여전히 중국의 지준율은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즈호증권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 션 장광은 "이론상으로 중국은 지준율을 제로까지도 끌어내릴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급증하는 부실대출의 충격에 대비한 완충장치를 마련해 놓기 위해 제로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몇 년 안에 10%까지는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맥쿼리증권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래리 후는 중국 지준율이 향후 5년 동안 최소 20차례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올 3분기와 4분기에 지준율이 각각 50bp씩 인하돼 올 연말에는 17.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이자 중국인민대학교 총장인 천위루(陳雨露)는 22일 현지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중국의 경제지표 등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중국 정부가 지준율을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천 위원은 특히 중국의 물가 상승률을 높이기 위해서 지준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모두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이는 지준율이 더 낮아질 만한 공간이 충분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인민은행은 앞서 지난 20일 지준율을 19.5%에서 18.5%로 1.0%포인트(100bp) 낮췄다. 이는 2008년 11월 이후 최대 인하폭으로, 지난 2월 1년 9개월만에 지준율 0.5%포인트를 낮춘데 이어 두 달 만에 또 다시 지준율을 낮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