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이사장이 중앙대 보직교수들에 보낸 이메일에서는 “목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등 학교 비상대책위원회 참여 교수들에 대한 악의에 가득찬 내용이 담겨 있다.
비대위는 박 전 이사장의 이메일이 대학판 조현아 사건이라며 법적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앙대의 경우 최근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특혜와 관련한 검찰 수사도 진행중이어서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다.
박 이사장이 적대감을 드러낸 비대위 교수들은 과폐지를 추진한 학교의 구조개선안에 반대하면서 맞서왔다.
박 이사장에게는 비대위가 학교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보였을 것이다.
결국 중앙대는 과폐지 방침에서 한 발 물러서 과는 유지하되 단과대별 모집으로 전환하겠다는 수정안을 내놨다.
대학 구조 개선을 놓고는 양면성이 있다.
중앙대는 구조개선 방안이 학과간의 벽을 깨고 구조조정이 보다 쉽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산업 환경에 부응하는 인재 공급을 위해 구조조정이 원활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인문계열 학과나 기초학문 부문의 교수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학교측에서는 교수들이 학과라는 장벽에 둘러쌓여 기득권을 유지하려 한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인문.기초 분야 교수들은 학교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이 근시안적인 것이고 대학 본연의 역할인 학문 탐구 기능을 도외시할 우려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학교를 기업처럼 운영할 경우 경영 측면에서 수익을 바라보는 가운데 학문의 수준을 높이는 역할을 도외시할 수 있다고 교수들은 지적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이 모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대학구조조정이 인문이나 기초학문의 축소로 귀결되는 것도 근시안적인 방안이 될 우려가 있다.
과학기술과 인문분야인 콘텐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창출한 애플의 모델을 예를 많이 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처럼 제조업 위주의 나라에서 과거에만 안주하는 산업 수요 위주의 구조조정이 맞는 것인지는 다시 고려해야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