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벗어난 데 이어 임원 임명권도 금융위원회에서 출자자인 증권사와 선물사, 금융투자협회를 비롯한 주주에게 넘긴다.
이미 공석인 거래소 시감위원장, 임기 만료를 앞둔 경영지원본부장부터 금융위 승인 없이 주총 의결만으로 선임하겠다는 것이다.
22일 거래소 경영지원본부 관계자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임원 인사 절차를 바꾸기 위한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며 "새 정관에서는 '금융위 승인을 받는다'는 문구를 없애는 대신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임명한다'를 넣었다"고 밝혔다. 이사회를 통과한 정관변경안은 다음 달 6일로 예정돼 있는 주총에 상정할 예정이다.
기존 정관은 시감위원장을 뽑을 때 주총 결의, 거래소 이사장 제청을 거쳐 금융위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부이사장급인 경영지원본부장을 비롯한 다른 임원도 새 방식으로 선임한다. 당초 주총 결의 후 이사장이 임명하던 것을 이사장 추천을 먼저 거쳐 주총에서 선임하기로 했다.
어떤 임원을 뽑든 거래소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 영향력이 커졌다. 거래소 지분은 삼성증권(2.95%) 및 대우증권(3.23%), 한국투자증권(3.20%), 삼성선물(0.40%), 금투협(2.05%)을 비롯한 주요 금융투자사와 유관기관이 95% 이상 가지고 있다.
이번 거래소 정관 변경으로 공석인 시감위원장, 내달 13일 임기를 마치는 경영지원본부장 후임 인선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새 시감위원장으로는 행시 29회 출신인 이해선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아직 경영지원본부장 후임은 안갯속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시감위원장, 경영지원본부장 인사에 대해 여러 설이 돌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확정된 게 없고, 특히 경영지원본부장에 대해서는 최경수 이사장도 결정을 못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거래소 노조 관계자는 "전직 관료 출신이 물망에 오른다고 들었다"며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