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돈 때문에 아베 상ㆍ하원 합동연설 허용"

2015-04-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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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몬 핑글톤 미국 칼럼니스트[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오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허용한 것은 돈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의 동아시아문제 칼럼니스트인 에몬 핑글톤은 19일자 포브스에 '베이너 의장이 일본의 가장 해악스런 총리에 아부하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미 의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돈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일본 만큼 워싱턴에 돈다발을 뿌릴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주장했다.

핑글톤은 "외국인이 미국 정치를 후원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미국 회사들은 자회사를 통해 합법적으로 미국 정치권에 돈을 넣을 수 있다"며 "주식회사 일본(Corporate Japan)은 자동차와 전자 산업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미국 의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자리 매김 돼 있다"고 설명했다.

포브스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편집장을 지낸 핑글톤은 아베 총리에 대해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특혜를 받았지만, 그는 2차대전이 끝난 1945년 이래 가장 큰 해악을 끼친 일본 총리"라고 지적했다.

핑글톤은 "악명이 높기로는 외조부로서 A급 전범이었던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가 유일하게 아베 총리와 필적할 라이벌"이라고 비꼬았다.

핑글톤은 또 "아베 총리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사과 안하기(unapologize)'"라며 "오웰리언(전체주의자)과 같은 태도로 일제의 악행으로 고통을 겪은 아시아와 미국, 서유럽, 러시아의 수백만 명을 모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1940년대 초 네덜란드 여성들이 일본군의 성노예를 강요당했다고 증언한 것을 포함해 산더미와 같은 위안부 강제동원 증거가 있지만 아베 총리가 이를 무시하고 위안부로 불리는 일본군 성노예를 일반적 매춘부로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본의 열성 극우주의자들조차 이 같은 증거에 도전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핑글론은 "일본이 원하는 것은 의회가 또 하나의 일방적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승인하도록 하는 것"이며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은 이를 승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48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핑글톤은 27년간 일본 도쿄(東京)을 거점으로 동아시아 경제문제에 관한 기사와 저술활동을 펴왔다. 국내에는 2004년 발간된 '제조업이 나라를 살린다'는 저서의 지은이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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