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국내 타이어업계가 해외 완성차업체들에 신차용(OE) 타이어 공급을 늘리고 있으나 정작 안방시장에서는 외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금호, 넥센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해외 완성차업체들에 다양한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으며 점차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신차용 타이어는 향후 교체용(RE) 타이어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루트로 알려져 있다.
특히 넥센타이어가 OE로 공급하고 있다고 자랑한 크라이슬러의 승용차 ‘200’의 경우, 국내에 수입되는 모델에는 브리지스톤의 에코피아 EP422 타이어가 장착되고 있다. 이에 대해 크라이슬러 코리아 관계자는 “과거에는 본사에서 지정해준 제품 스펙대로 수입을 했는데, ‘200’의 경우는 본사에서 크라이슬러 코리아에 선택권을 줬다”면서 “기왕이면 넥센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더 좋은 브리지스톤을 선택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본지가 직접 확인한 결과, S클래스와 CLS, ML, CLA, A클래스에는 브리지스톤의 포텐자 또는 듀얼러 제품이 장착되며, C클래스와 E클래스 세단, SLK에는 콘티넨탈 제품이 장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클래스 쿠페·카브리올레와 B클래스에는 브리지스톤과 콘티넨탈 제품이 혼용되고 있다.
예성희 이사는 “다른 모델들은 모르겠지만, S클래스 고객의 경우는 국산 타이어보다는 수입 타이어를 선호하기 때문에 전량 수입 브랜드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도 마찬가지다. BMW와 벤츠,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등에 납품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국내로 들어오는 물량은 지프 그랜드 체로키에 장착된 베트남산 외에는 없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수입차 고객들이 수입 브랜드 타이어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RE 시장에서는 국산 타이어들이 선전하고 있으나, 이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이라면서 “만약 가격이 동일하다면 국산 타이어를 고를 소비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국내 타이어업체들이 싼 가격에 해외 완성차업체들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한 후, 마진이 많이 남는 교체용 타이어 시장에서 수익을 남기고 있다”면서 “수익이 높지 않은 OE 공급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국산 타이어도 일반 승용차에 장착하는 건 무리가 없지만, 고성능 모델로 갈수록 수입 타이어와 성능 차이가 조금씩 난다”면서 “제품 성능과 브랜드 경쟁력을 함께 높인다면 소비자 선호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