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이번 강세장도 신중론 실종 유감

2015-04-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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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시장이 요즘처럼만 흘러가면 좋겠습니다. 작년 봄에는 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올해는 정말 봄이 온 것 같네요."

최근 만난 한 증권사 직원 얘기다. 주식시장이 모처럼 활황을 보이면서 여의도 증권가도 표정이 밝아졌다.

4년간 박스권에 머무르던 코스피는 2100선 돌파에 이어 역대 최고치인 2200선을 바라보고 있다. 코스닥은 7년여 만에 700선을 회복했다. 증시 주요지표도 줄줄이 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다. 주식 거래대금은 하루에만 13조원을 넘어섰고,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거래 잔액도 7조원을 돌파했다. 

오랜만에 부는 훈풍 덕분에 '과열'이라는 단어를 꺼내기도 조심스러운 요즘이다. "과열도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면 "한참 좋은데 무슨 그런 얘길 하느냐"라며 핀잔을 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유동성 랠리에 올라탄 외국인 자금은 더 나은 투자처를 찾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 국내 경기나 우리 기업 실적이 확연히 개선됐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단기에 이를 개선할 동력도 찾아보기 어렵다. 외국인 위주로 불어난 유동성이 증시를 달구고 있지만, 실적 뒷받침 없이 랠리가 연장됐던 적은 없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면서 소비심리나 투자도 점차 개선되는 양상이지만, 회복세는 여전히 더디다. 한 민간 경제연구기관에서는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성장률은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조사결과도 내놓았다. 투자자가 마냥 수익을 쫓아 투자하는 행태를 경계해야 하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기나긴 어둠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맞는 봄햇살은 확실히 반갑다. 하지만 너무 일찍 터뜨린 샴페인에 취해 뒤늦게 후회하는 투자자가 생길 수도 있다. 증권업계도 마찬가지다.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치어리더 노릇만 해서는 곤란하다. 투자자가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언제나 신중론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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