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갑자기 가족잃는 고통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세월호1주기 진도 팽목항 찾아 희생자 추모

2015-04-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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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팽목항 방파제서 대국민메시지 발표..오늘 오후 중남미 순방 위해 출국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이날 낮 12시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하고, 희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선체 인양을 약속하며 '유족 보듬기'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팽목항 등대길 '세월호를 인양하라'는 깃발 앞에서 담화를 발표,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히며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 정부는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가족과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배보상도 제때에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지난 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선체 인양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에 비해 훨씬 진전된 것이다.

지난 해 5월 4일 이후 11개월 만에 진도 팽목항을 다시 찾은 박 대통령은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팽목항에 마련된 분향소로 이동했다.

당초 박 대통령은 현장에서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을 직접 만나 위로할 예정이었으나, 가족들이 박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에 분향소를 임시 폐쇄하고 팽목항을 떠나는 바람에 만남은 불발됐다. 분향소가 닫혀 있는 바람에 헌화와 분향도 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대신 분향소 앞에 놓인 실종자 9명의 사진을 하나하나 바라보면서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부터 실종자들의 사연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분향소 옆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임시 숙소를 둘러 본 뒤 300∼350m 떨어진 방파제로 이동, 방파제에 있는 현수막과 여러 사연들을 읽으며 걸었다. 이어 방파제 중간 쯤 서서 바다를 뒤로 하고 준비해온 대국민발표문을 읽었다.

박 대통령은 발표문에서 "1년 전 오늘 우리는 온 국민에게 충격과 고통을 안겨준 세월호 사고로 너무나 소중한 많은 분들을 잃었다"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갑자기 보낼 수밖에 없었던 그 비통한 심정과 남은 가족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고통의 무게를 생각하면 저는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건지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면서 희생자·실종자를 애도하고 희생자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에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아직도 저 차가운 바닷속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9명의 실종자들과 가족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며온다"면서 "갑자기 가족을 잃는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 아픔이 지워지지도 않고 늘 가슴에 남아서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도 제 삶을 통해서 느껴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는 가신 분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그분들이 원하는 가족들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고통에서 벗어나셔서 용기를 갖고 살아가길 바란다"면서 "좌절은 희망을 잃게 하고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어 간다. 우리 스스로 마음을 일으켜 세워 살아나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그동안 가장 진정성 있게 유가족을 위로하는 행보가 무엇일지 다양한 형태의 추모 행사들을 놓고 고민해왔으며 사고해역과 가까운 팽목항을 방문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콜롬비아, 페루, 칠레, 브라질 등 중남미 4개국 순방을 위해 출국했다.

박 대통령의 9박12일간의 중남미 방문도 중동 순방과 마찬가지로 '세일즈 정상외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 대통령은 기존 자동차·전자 등에 편중된 협력 분야를 ICT·보건의료·에너지 신산업 등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이번 방문국 4곳의 정상들과 집중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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