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빠른 시일 내 선체인양…실종자들,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모든 조치 다할 것"

2015-04-1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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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 함동 분향소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이제 선체 인양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이날 현장에서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얼마 전 세월호 선체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발표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사고 당시의 충격 때문에 여전히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이 하루속히 그날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배려하고 도와 드려야 하겠다"며 "아직도 사고 해역에는 9명의 실종자가 있다. 정부는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상 규명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이에 따라 민관 합동 진상 규명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하여 곧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그동안 정부는 사고 이후 유가족에 대한 긴급 지원을 포함해서 다각적인 지원 노력을 기울여왔다. 앞으로도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피해 배보상도 제때에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오늘 세월호 사고 1주기를 맞아 희생자와 실종자 분들을 진심으로 애도하며 온 국민과 함께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며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여러분과 구조와 수색 활동 과정에서 숨진 민간 잠수사와 소방 공무원들의 숭고한 희생에 깊은 조의를 표하며 유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추모와 위로의 뜻을 표했다.

박 대통령은 "1년 전 오늘, 우리는 온 국민에게 충격과 고통을 안겨준 세월호 사고로 너무나 소중한 많은 분들 잃었다"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갑자기 보낼 수밖에 없었던 그 비통한 심정과 남아 있는 가족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고통의 무게를 생각하면, 저는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건지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아직도 저 차가운 바다 속에는 돌아오지 못하는 9명의 실종자들과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며 온다"며 "갑자기 가족을 잃은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 아픔이 지워지지도 않고 늘 가슴에 남아서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도 제 삶을 통해서 느껴왔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제는 가신 분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그분들이 원하는 가족들의 모습으로 돌아가 고통에서 벗어나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시기를 바란다"며 "좌절은 희망을 잃게 하고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어 간다. 우리 스스로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워 살아나가야만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유가족 및 실종자 여러분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고,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안전한 나라로 탈바꿈시켜서 국민 한 분 한 분의 안전을 지켜주는 나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민관 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해서 재난 대응 체계도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개선 대책도 마련해오고 있다"며 "하지만 안전 국가 건설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할 수가 없다.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치유되어야 하고, 국민 모두가 함께 해야만 안전 문제가 획기적으로 달라질 수가 있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 세월호의 고통을 딛고 그 역경과 시련을 이겨내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길에 나서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이제 우리 모두 함께 일어나서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후손들에 물려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결연한 각오로 추진해 왔던 변화의 물결을 더 크게 일으켜서 올해를 안전 대한민국의 원년으로 만들어 나가자"면서 "오늘 세월호 1주기를 맞이해 다시 한 번 희생자와 실종자를 추모하며 그 고귀한 영혼이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힘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지난 해 5월 4일 이후 11개월 만에 진도 팽목항을 찾은 박 대통령은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팽목항에 마련된 분향소로 이동했다.  헌화와 분향을 하려고 했지만, 분향소 문 앞에 테이블과 실종자 사진 판넬이 놓여 있어 들어가지 못했다. 

세월호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이 이날 정부의 세월호 진상규명 철자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팽목항 분향소를 임시 폐쇄하고 현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대신 분향소 앞에 놓인 실종자 9명의 사진을 하나하나 바라보면서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부터 실종자들의 사연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분향소 옆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임시 숙소를 둘러 본 뒤 방파제로 이동, 방파제에 있는 현수막과 여러 사연들을 읽으며 걸었다. 박 대통령은 방파제 중간 쯤 서서 바다를 뒤로 하고 준비해온 대국민발표문을 읽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팽목항 방문에 대해 "사고 해역 인근을 방문해 그날의 아픔을 가슴에 깊이 되새기고 앞으로 이와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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