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 산업안전 ‘사각지대’...“세월호 교훈 되새겨야”

2015-04-1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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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폭발·붕괴 등 복합재난 위험…안전사각지대 '버젓'

재난대응로봇 개발 등 새로운 시도도…재난대응 역량 강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일주일 앞둔 지난 9일 오전,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을 찾았다. 방파제 난간에 매달려있는 십자가에 노란 리본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진도 팽목항=유대길 기자 dbeorlf123@ ]


아주경제 이규하·신희강 기자 =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다가오고 있다. 304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던 세월호 참사는 정부의 무능함이 지적되는 등 대한민국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사건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는 우리 모두에게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기는 등 안전불감증에 경종을 울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년간 ‘안전대책’을 쏟아냈지만 번번이 실망만 안기는 등 구조적인 문제를 걸러내지 못했다. 사회 안전 화두(話頭)가 결국 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의정부 아파트 화재·영종대교 연쇄추돌사고·글램핑장 화재 등 대형사고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화재·폭발·붕괴 등 복합재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산업 현장은 안전사각지대 ‘제로’가 요구된다. 

◆ 대한민국의 최우선 과제 ‘안전’…산업현장은 어떤가?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은 대한민국의 최우선 과제로 급부상했다. 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들은 지난 1년간 각종 안전대책을 내놓는 등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욕을 앞세웠다. 더욱이 국가기반시설과 산업현장은 국가경제 및 국민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공공기관은 올해 안전부문에 12조4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정부의 안전부문 투자는 전년대비 17% 증가한 3조1000억원이다. 사회간접자본(SOC), 건물, 시설물 보수·보강을 위주로 정했다. 공공기관의 경우는 16% 늘어난 9조3000원을 투입하고 삼성 등 26개 주요 대기업인 민간 부문에서 3조원을 증액키로 했다.

그러나 산하기관이 가장 많은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우는 올해 주요 공기업의 안전예산이 16.3% 늘어난 수준에 머물렀을 뿐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도면 유출도 국가기반시설 안전에 대한 허술함을 엿볼 수 있던 사건이다. 연이은 도면 유출은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이 뿐만 아니다. 지난해 8~10월 전국 32개 화력발전소의 부품 사용 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납품업체 12곳이 부품 시험성적서 52건을 위조하는 등 불량부품 공급도 문제로 드러났다.

전기화재도 안전지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분야다. 전기화재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21%로 재산피해액도 지속적인 증가세다.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09년 이후부터 2014년 6월말까지 전기화재 발생은 총 5만389건으로 227명 사망했다. 부상은 1503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화재사고 24만979건 중 20.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재산피해액만 3544여억원 규모다.

지난해 9월 원자력 및 화력 발전소, 문화재 등 국가중요시설에 납품된 ‘불량 불꽃감지기’ 문제도 지적 대상이다. 공공기관과 교육기관, 문화재 및 사찰, 일반기업 등 689곳에 6856개의 불량 불꽃감지기가 설치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국정감사 당시 전정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한빛(1~4호기)·고리(1~4호기)·월성(3~4호기)·한울(1~2호) 원전에는 457개의 불량제품이 설치됐지만 이 중 92개만 교체됐다”며 “가동 중에는 교체할 수 없어 예방정비기간을 활용해 8월 말까지 끝내겠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상 1년 가까이 방치되는 셈”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5시경 원전 근로자 3명이 가스에 질식한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 공사 현장.[사진=아주경제신문DB]


◆ 재난현장에 ‘로봇 투입’으로 대응 능력 높여야 

선박 침몰 사고현장인 진도 해상은 강한 비바람, 높은 파도, 빠른 유속 등 기상악화로 구조 접근이 어려웠다.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인간의 현장 대응 능력은 한계를 드러내는 등 새로운 시도가 요구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아이디어는 복합재난과 원전 사고 현장에 투입 가능한 로봇개발이다. 재난대응로봇은 대형 화재·원전 사고 등 복합재난 현장에서 사람이 수행하기 힘든 임무를 수행하는 기기로 5년간 1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국민안전로봇’으로 불리는 산업부 프로젝트는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다. 프로젝트가 확정되면 짙은 연기 속에서 작동하는 센서, 험지 구동용 크롤러(crawler) 시스템 개발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오는 2021년 기술 개발과 현장 검증을 마치고 이듬해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국민안전처·한국수력원자력 등 수요처와 협의해 실용성을 높일 계획이다.

정부는 최근 미국 국방부와 재난대응로봇 분야의 첫 협력 약정을 맺는 등 양국은 이르면 내년 공동 연구개발(R&D)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정회 산업부 기계로봇과장은 “재난대응로봇 핵심 기술 개발은 재난상황 등 사전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는 전제하에 추진되는 것”이라며 “미국 국방부와 재난대응로봇 관련 연구개발 정보 공유, 상호 워킹그룹 구성 등 로봇기술을 활용한 양국의 재난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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