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15세 여공, 46세에 자산 12조. 창업 슈퍼스타

2015-04-1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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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한 어린시절 딛고 12조 자산가로, 이건희 회장 재산 육박해

중국 최고 여성부호로 떠올라, 전체 부호순위 20위권 진입 유력

저우췬페이회장[사진=바이두]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지금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창업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과거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 불었던 벤처붐을 방불케 한다. 중국 당국은 당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청년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는 맨손 창업자들의 성공스토리가 젊은이들을 손짓하고 있다. 창업의 가장 큰 우군은 13억 인구의 거대시장이다. 시장이 크기에 간단한 아이템을 가지고도 큰 성공이 가능하다. 때문에 중국의 창업시장은 활력이 넘친다.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바이두의 리옌훙(李彥宏) 등은 그야말로 젊은이들의 우상이다.

여기에 또 한명의 우상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제조업 분야에서 맨손으로 초대형 성공을 일궈낸 란쓰커지(藍思科技)의 저우췬페이(周群飛)회장이다.

◆주식가치 12조원, 이건희 회장 육박

저우췬페이가 창업한 란쓰커지는 지난달 18일 창업반(중국판 나스닥)에 상장됐다. 주당 27.59위안에 상장됐던 란쓰커지는 지난 10일 112.29위안으로 장을 마쳤다. 한달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4배 이상 솟구친 것이다.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란쓰커지의 시가총액은 무려 755억위안이다. 원화로 치면 약 13조2000억원.

란쓰커지는 저우췬페이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홍콩란쓰가 대주주다. 홍콩란쓰의 보유지분은 무려 90.21%. 그러니 저우췬페이의 주식평가액(68억위안)은 원화로 12조원에 이른다.

중국의 증권사들은 란스커지의 시가총액이 향후 530억달러(한화 약 58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저우췬페이의 주식평가액은 무려 52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이는 저우췬페이의 주식만을 따진 금액이다. 그가 보유한 부동산, 현금을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부자대열에 들어선 셈이다.

우리나라 이건희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12조4400억원이다. 현재주가로 따진다면 저우췬페이 회장은 이건희회장의 재산과 비슷하다. 이와 별도로 저우췬페이는 중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여성 1위에 올랐다. 2014년 중국의 여성부호 순위 1위는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의 양후이옌(楊惠妍)회장으로 자산평가액 440억위안이었다. 저우췬페이는 올해 집계될 전체 중국부호 순위로도 너끈히 20위권안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파원스페셜]중국의 10대 여성 부호 면면 보아하니
 

저우췬페이회장의 여공시절 사원증[사진=바이두]

◆아버지는 장애인, 어머니는 생활고에 자살

저우췬페이는 1970년 후난(湖南)성 샹향(湘鄉)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나기전 아버지는 폭약을 제조하면서 두 손가락이 잘려졌고, 눈은 실명됐다. 어머니는 생활고에 못이겨 저우췬페이가 다섯살때 자살했다. 3남매의 막내였던 저우췬페이는 극빈의 삶을 살아갔다. 가난에 찌든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살았다고 한다. 돈을 벌겠다는 일념에 중학교 2학년때인 15세에 그는 고향을 떠나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으로 홀로 떠났다.

그곳에서 그는 손목시계 유리를 생산하는 아오야(澳亞)광학에 취직했다. 그가 아오야광학을 선택한 것은 선전대학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 그는 오후에는 여공으로 일하고, 저녁에는 선전대학 야간반을 다니며 자격증을 취득해 나갔다.

그가 20세이던 1990년 아오야광학은 공장증설을 진행했다. 하지만 자금이 부족했고 신공장이 높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아오야광학 사장은 공장증설을 중단키로 했다. 저우췬페이는 스스로 사장을 찾아가 이렇게 말한다. "제가 신공장을 맡아보겠습니다. 성공한다면 사장님께서 정해주신 월급만 받고 일하겠습니다. 실패한다면 한평생 사장님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사장은 허락했고 그는 20세에 공장장이 되었다. 신공장은 시계 유리에 글자와 그림을 인쇄하는 작업을 했으며, 저우췬페이는 밤새 기술개발에 매달려 고품질을 이뤄냈다.

저우췬페이는 당시 아오야광학 사장인 양다청(楊達成)과 1994년 결혼했다. 양다청은 17세 연상이었으며 당시 이혼남이었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고 곧 이혼했다.
 

란쓰커지 사옥 전경.[사진=바이두]



◆300만원으로 자신의 회사 창업

유리가공분야에서 상당한 실력을 쌓은 저우췬페이는 2003년 선전에서 란쓰커지를 창업했다. 회사명 '란쓰'는 렌즈의 발음을 본땄으며 창업자금은 그동안 모은 2만 홍콩달러(한화 약 300만원)였다. 당시 란쓰커지에서 화물배송기사로 일했던 정쥔룽(鄭俊龍)을 만나 2008년 결혼했다. 정쥔룽은 1972년생으로 저우췬페이의 두살 연하다. 현재 란스커지의 지분 0.1%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초기 란쓰커지는 애플에 납품하기 위해 수많은 실험을 진행했다. 저우췬페이 역시 3일을 꼬박 밤을 새며 실험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마침내 란쓰커지의 제품은 애플의 품질기준을 합격했으며, 이 때부터 사업은 급속 팽창되기 시작했다. 란쓰커지의 주요제품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에 사용되는 특수유리다.

지난해 란쓰커지는 4억7600만개의 특수유리제품를 생산했다. 생산량은 전년대비 23.37% 늘었다. 매출은 144억9701만위안(한화 약 2조6000억원), 순익은 11억7600만위안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애플에 납품되는 매출은 68억8000만위안으로 전체 매출의 47%다.

저우췬페이는 성격상 언론인터뷰를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신경보에 따르면 저우췬페이는 가족은 물론 직원들의 생일까지도 챙기는 다정다감한 성격이라고 한다. 작업복을 즐겨입으며 직원들과 함께 회사식당에서 식사를 즐긴다. 이번 상장 성공과 관련해 직원들에게 "일이 잘 풀릴때 지나치게 기뻐해서는 안되며, 실패했을 때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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